SKT-CJ헬로비전 인수 첫 공식 토론회… '경쟁 제한성·이용자 편익' 찬반 논쟁 심화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제공= 연합뉴스)

그동안 장외 설전이 치열했던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두고 정부가 첫 공식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찬반 양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정부가 이번 사안을 두고 공식적으로 토론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는 미래창조과학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부처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이미 공정위가 심사에 들어갔고, 미래부와 방통위 역시 검토중이다.

이날 토론회에선 그동안 재기됐던 논쟁이 오히려 심화됐다. 특히 전기통신사업법과 공정거래법의 합병 심사 기준인 경쟁 제한성 여부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먼저 M&A에 찬성하는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통신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환 아주대학교 교수는 “CJ헬로비전의 이동통신 점유율은 1.5%에 불과하고, 초고속인터넷 점유율도 4.2%로 1위 사업자인 KT보다 적다”며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은 경쟁제한성 이슈가 발생할 이유가 없다”며 M&A에 찬성했다.

양사의 합병이 수평, 혼합합병 방식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이다. 그는 “만약 경쟁 제한성 심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사후에 제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반대측 의견을 가진 전문가들은 M&A 이후 SK텔레콤의 강력한 이동통신시장의 지배력이 유료방송 시장, 초고속 인터넷 시장 등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호영 한양대학교 교수는 “쌍방 독점 사업자간의 기업결합으로 지배력 전이가 용이하게 이뤄질 수 있다”며 M&A에 반대했다. 이 교수는 “CJ헬로비전의 알뜰폰 점유율이 1.5%에 불과하더라도 경쟁의 원천이 되는 사업자인 만큼 인수합병에 따른 영향력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종민 국민대학교 교수 역시 “이번 M&A를 통해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이 갖고 있는 416만 케이블TV 가구를 대상으로 독점적인 결합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며 “이동통신과 방송이 결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파괴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신요금과 이용자 편익에 대한 내용도 이날 논쟁의 대상이 됐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를 찬성하는 쪽은 이번 M&A로 인해 요금 인하와 이용자 편익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대 측에선 반대로 요금이 오르고 이용자 선택권도 줄 수 있다고 맞받아 쳤다.

김성환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수·합병으로 가격이 오른다면 경쟁사가 이렇게 강하게 반발할 이유가 없다"며 "더구나 가격 인하 가능성 때문에 합병을 막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요금이 오를 것 같으면 합병 법인에 요금을 올리지 못하도록 조건만 부과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호영 한양대 법학과 교수는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가격을 올리면 법으로 규제할 수 있지만 실제 적용 사례가 거의 없다"며 "요금은 사전 규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