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의 꼼수?…러시아에 SOS “유가 하락 같이 막자”

입력 2016-01-26 08:44 수정 2016-01-2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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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맹주 사우디, 러시아에 “감산 같이 하자” 요청…러시아, 저유가 쇼크로 6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계속되는 유가 하락에 꼼수를 부리고 있다. 산유량을 유지하겠다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러시아에 동반 감산을 타진하는 이율배반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압둘라 엘 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유가 붕괴를 막으려면 글로벌 주요 산유국들이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엘 바드리 사무총장은 이날 영국 런던 연설에서 “OPEC 회원국과 비OPEC 국가 모두 협력해 공급과잉을 해소해야 한다”며 “유가가 회복하고 투자가 돌아오려면 투자자들이 원유 재고가 줄어드는 것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OPEC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는 국제유가 하락에도 감산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람코의 칼리드 알 팔리드 회장은 이날 “사우디는 유가 하락 충격을 견딜 수 있다”며 “현재 계획된 에너지 프로젝트 지출 예산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은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지키면서도 유가 하락은 막아야 하는 OPEC의 고민을 드러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주 약 13년 만에 최저치를 찍고나서 22~23일 이틀간 반짝 폭등했다가 이날 다시 5.8% 급락하는 등 극도의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주 후반 폭등에도 국제유가는 올 들어 이미 15%가량 하락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수요가 둔화하는 것도 이날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이날 지난해 중국의 디젤 수요가 전년보다 3.7%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2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며 지난 2014년의 1.5%보다 감소폭이 대폭 커진 것이다. 휘발유 수요는 7.0%, 천연가스는 5.7% 각각 증가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증가폭이 두자릿수에 이르렀다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 에너지시장이 크게 후퇴한 셈이다.

엑손모빌은 이날 에너지 수요 보고서에서 오는 2025년까지 중국의 연평균 에너지 수요 증가율이 2.2%에 그치고 2030년에는 에너지 수요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지난해 에너지 수요는 전년 대비 0.9%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9%로 25년 만에 최저치를 찍는 등 경기둔화가 심화한 영향이다.

중국 수요가 둔화하면 국제유가 하락 압력이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러시아도 저유가 쇼크로 6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러시아 연방통계국은 이날 자국의 지난해 GDP가 전년보다 3.7% 위축됐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서구권의 경제 제재가 이어진 가운데 저유가 직격탄을 맞아 재정수입에 막대한 타격을 보고 루블화 가치가 급락한 것이 경제 파탄의 주원인이다. 러시아는 원유가 재정수입의 절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 2위 석유업체 루크오일의 레오니드 페둔 부사장은 이날 “러시아 정부가 정치적으로 결정을 내리면 우리도 감산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란이 국제 원유시장 복귀를 준비하는 등 감산에 많은 난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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