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연초부터 ‘자중지란’ 통신업계 - 김범근 산업1부 기자

입력 2016-01-1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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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 통신업계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놓고 치열한 찬반 공방전을 펼쳤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잠잠한 듯했으나 기대도 잠시, 작정한 듯 상호 비방전이 재개됐다.

도화선은 지난 14일 LG유플러스 신년 기자간담회 자리였다. 예상보다 많은 기자들이 몰리면서 권영수 부회장이 깜짝 방문했다.

권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작심한 듯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과 관련해 비난하기 시작했다. 기업의 1년 동안 계획과 포부를 밝히는 자리가 경쟁사를 비판하는 자리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SK텔레콤은 다음날 곧바로 LG유플러스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윤용철 PR 실장이 주관하는 긴급 브리핑을 열었다.

사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LG유플러스는 곧바로 SK텔레콤이 법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며 1위 사업자로서 자질이 의심된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지난해 10월 30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발표 당시 KT와 LG유플러스는 크게 반발했다. 시장의 공정성을 해치고 불균형이 심해질 것이란 게 주된 근거다. 이후 이통 3사는 지금까지 자기에게 유리한 연사들을 앞세워 릴레이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상호 비방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통 3사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전쟁 중인 셈이다. 1년 전에는 가입자 유치를 위한 불법 보조금을 두고 싸웠다. 당시 싸움을 진흙탕 싸움에 빗대 ‘이전투구(泥田鬪狗)’라고 묘사했다.

그러나 항상 전쟁만 벌인 것은 아니다. 2015년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도입될 때 이통사들은 소모적인 보조금 경쟁에서 벗어나 서비스 위주의 경쟁을 하자고 약속했다. 일단 진흙탕에서 나와 깨끗한 땅에서 정정당당히 겨루기로 한 것이다. 한계에 직면한 통신시장에서 이통 3사는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고, 개발한 플랫폼을 연동하면서 함께 성장하자는 큰 밑그림도 그렸다. 경쟁자이면서 동반자로 같이 나가자고 약속했다.

하지만 선의의 경쟁 기류는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을 둘러싼 감정 싸움으로 바뀌면서 한 배를 탄 사람끼리 싸우는 ‘자중지란(自中之亂)’의 파국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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