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사랑도 '과유불급(過猶不及)'

입력 2007-05-14 10:39 수정 2007-05-1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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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는 이말은 지난 11일 아들에 대한 보복폭행 혐의로 구속 수감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현재 처지에 가장 어울리는 말이 아닌가 싶다.

세상의 모든 부모가 자식이 밖에서 불합리적인 이유로 맞고 들어온 것을 보고 가만히 있지는 않겠지만 국내 10대 그룹의 총수라는 지위에 걸맞지 않았던 김 회장의 행동은 이번 사건을 지켜 본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김 회장이 구속영장발부가 결정된 이후 언론을 통해 밝힌 사과문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사건이 발단된 지난 3월, 김 회장은 적법한 절차가 아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인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난 후 입막음을 위해 합의금 지급까지 시도했다는 혐의까지 나오는 등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이다. 웬만하면 '공인'이라는 단어를 붙이기 좋아하는 세태이고 보면 별 이상할 것도 없지만 김회장의 경우 어디 보통의 '공인'인가.

김 회장의 이같은 행동을 그룹 총수가 아닌 한 명의 아버지로 본다면 이해를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결국 지나친 자식사랑이 오히려 스스로를 영어(囹圄)의 몸으로 만든 결과를 초래했다.

김 회장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평소 재계에서 매우 정평이 나 있다.

김 회장의 첫째 아들은 美 하버드대를 졸업해 현재 군 복무 중에 있으며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둘째 아들은 美 예일대 재학 중이다.

또한 셋째 아들은 지난 해 도하 아시안게임에 승마 국가대표로 참가해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우리 대표단에게 금메달을 안겨줬으며 당시 김 회장의 아들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언론으로부터 크게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아시안게임에 셋째 아들의 경기를 직접 참관하기 위해 부인 서영명 여사와 도하를 방문, 현지에서 응원했으며 아들의 금메달 수상이 확정된 후에는 아이처럼 좋아했다고 한다.

평소 셋째 동선군이 승마에 전념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김 회장은 결국 아들에게 병역면제와 국가로부터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주는 등 두가지 선물을 안겨주게 됐다.

하지만 둘째 아들에 대한 김 회장의 극진(?)한 사랑은 오히려 스스로를 ▲대기업 총수 최초의 폭력행위 구속 ▲대기업 총수 최초의 경찰서 유치장 수감 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것이다.

김 회장의 구속은 단순히 한 아버지의 불행이 아닌 한화그룹의 글로벌 경영에도 차질이 예상되는 등 그 파장이 커지고 있다.

만약 김 회장이 아들을 폭행한 사람들을 경찰에 신고하는 등 적법한 절차를 밟았더라면 이처럼 최악의 사태를 불러왔을까?.

김 회장은 둘째 아들 동원 군의 아버지일 뿐만 아니라 '한화家'를 이끌고 있는 경영의 수장이기도 하다.

김 회장이 구속 직후 밝힌 것처럼 앞으로는 법의 심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향후 기업경영에 전념해 한화그룹과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경제인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을 다짐한 것처럼 김씨 가문과 한화가문의 최고 수장으로서 권위를 빠른 시일 내에 찾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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