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 합의 불발…유가 하락 압박 더욱 커질 듯

입력 2015-12-0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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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량 하루 3150만 배럴로 늘어날 것”…목표 결정은 내년 6월로 연기

▲OPEC 산유량과 목표 추이. 빨간색-산유량/파란색-목표. 단위 하루 배럴당 100만 배럴. 출처 블룸버그
▲OPEC 산유량과 목표 추이. 빨간색-산유량/파란색-목표. 단위 하루 배럴당 100만 배럴. 출처 블룸버그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산유량 감산 합의에 실패했다. 오히려 OPEC은 산유량을 늘려 국제유가 하락 압박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4일(현지시간) OPEC 총회가 끝나고 나서 이번 회의를 주재한 나이지리아의 엠마누엘 아베 카치쿠우 석유장관과 압둘라 엘-바드리 OPEC 사무총장 등은 “OPEC은 현재 산유량 목표를 하루 3000만 배럴로 동결하기로 했으며 내년 6월 총회에서 새 목표를 정할 것”이라며 “그러나 실질적으로 OPEC은 하루 약 315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18개월간 OPEC 산유량은 하루 3000만 배럴을 웃돌아 목표가 유명무실한 상태다.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인도네시아가 거의 7년 만에 다시 OPEC에 가입했지만 3150만 배럴이라는 수치에는 인도네시아 생산분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는 최근 산유량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등 비OPEC 국가의 동참 없이는 감산할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이 팽배한 가운데 핵협상 타결로 국제 원유시장 복귀를 추진하는 이란도 반발해 감산이 불발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석유장관은 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왜 OPEC 혼자만 희생해야 하느냐”며 “미국과 러시아 모두 산유량 목표가 없는데 OPEC만 갖고 있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의 주도로 OPEC은 그동안 산유량 목표를 높여왔다. 유가 하락을 유발해 미국 셰일업체 등 경쟁상대를 후퇴시키려는 의도에서다. 유가 하락에 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른 베네수엘라는 이날 5% 감산을 제안했지만 이란 등이 산유량 제한에 거부감을 보이면서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란은 내년에 국제 경제 제재가 해제돼 원유 생산이 하루 100만 배럴로 회복되기 전까지는 감산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우디도 감산할 의무를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감산이 불발됐다는 소식에 이날 국제유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2.7% 급락한 배럴당 39.97달러로, 40달러 선이 무너졌다.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43달러로 1.9% 하락하면서 지난 8월 24일 배럴당 기록했던 6년 만의 최저치(42.23달러)에 근접했다.

베네수엘라의 율로지어 델 피노 석유 장관은 이날 회의 전에 “글로벌 과잉공급 상황을 해소하지 못하면 내년에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UBS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OPEC의 산유량 극대화 전략이 계속될 것”이라며 “차라리 OPEC은 산유량 목표 제도를 포기하는 것이 낫다. 이제 공급을 조절하는 부담은 비OPEC 국가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미국만 주요 산유국 중에 유일하게 산유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현재 석유 채굴장비의 절반 이상이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13일 “사우디와 러시아, 이라크가 올해 기록적인 산유량을 보이면서 국제 원유 재고가 사상 최대치를 찍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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