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 끌어올린 건 애플 주가 만이 아니다…샌프란시스코 집값 상승 주범은 ‘애플’

입력 2015-10-2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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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 앞 전경. 사진=블룸버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 앞 전경. 사진=블룸버그

애플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 주택시장에 예기치않게 왜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질로우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의뢰로 애플 직원들이 주로 거주하는 캘리포니아 주 쿠퍼티노 본사 주변 지역의 주택시장 현황을 조사한 결과, 애플 직원의 주택가격은 다른 주택들보다 높았고, 해당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률도 다른 지역을 크게 웃돌았다고 WSJ가 27일 보도했다. 질로우는 IT 기업 종사자들이 현지 주택가격에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

질로우에 따르면 애플 직원의 주택과 이들이 사는 지역 전체 주택가격 격차는 애플이 초대 아이폰을 발표한 2007년 이후 꾸준히 확대했다. 아이폰은 애플의 주가를 끌어 올리는 동시에 직원 보수도 개선시켰고, 주택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 셈이다.

질로우는 애플 이외에 샌프란시스코에 입주해있는 다른 IT기업에서도 영향이 나왔을 수 있다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현지 인구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캘리포니아 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본사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구조사 표준 지역의 직원이 어디에 사는지를 확인했다. 그 결과 주로 새너제이와 샌프란시스코 도시 주변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와 새너제이에서 애플 직원이 거주하는 주택의 평균 가격은 2015년 7월 시점에 110만 달러(약 12억4410만원)였다. 새너제이 대도시 전체의 평균 주택 가격은 89만6000달러, 샌프란시스코는 75만7000달러였다.

애플 직원의 주택 가격은 올해 18%의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이에 비해 샌프란시스코 전체와 새너제이의 상승률은 각각 11%, 12%에 그쳤다. 질로우가 분석한 결과, 2007년 6월 초대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애플 직원과 새너제이의 노동자가 지불하는 평균 주택 가격 차이는 13%에서 20%로 확대했다.

WSJ는 질로우의 이 조사가 IT 기업 유치에 성공하면 주택 가격 상승이라는 과제를 안게 된다는 교훈을 준다고 지적했다. 또한 IT 기업 근무 직원은 주택을 살 수 있지만 다른 업계 근무 직원은 이를 따라잡지 못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샌프란시스코(파란색)와 새너제이(빨간색) 주택가격과 애플 직원 주택가격 차. 그래프=WSJ
▲샌프란시스코(파란색)와 새너제이(빨간색) 주택가격과 애플 직원 주택가격 차. 그래프=WSJ

다만 WSJ는 샌프란시스코와 새너제이가 안고 있는 주택 문제는 IT 기업의 직원에게만 모든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했다. 도시계획법과 복잡한 규제도 한몫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워싱턴 주 시애틀과 텍사스 오스틴의 경우, 인구에서 차지하는 IT 기업 직원의 비율은 높지만 토지를 취득하기가 쉽고 구획 규제도 느슨해 주택 가격 상승 속도가 둔하다. 또다른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트룰리아의 조사에서는 10월까지 1년간의 주택 가격 상승률은 새너제이가 11%, 샌프란시스코가 14%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인근 오스틴은 10%, 시애틀은 9%에 그쳤다.

단, 전문가들은 오스틴이나 시애틀 역시 IT 업계가 번창하면서 주택 가격이 올라 기존과 달리 중산층이라도 집을 살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트룰리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IT 기업의 직원이 지속 유입되고 있는 콜로라도 볼더에서 10월까지 1년간의 주택 가격 상승률은 38%에 육박한다. 구글은 현지에 수백 명의 직원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하고 있는데, 현지 부동산 중개업체들은 이것이 주택 가격을 한층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현상때문에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머리가 아프다.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의 폴 스톤은 “지역 주민들은 주택 가격이 높은 캘리포니아에서 온 IT 기업 직원과의 경쟁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로우는 IT 기업이 밀집한 지역의 주택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주택 가격이 높기 때문에 대부분 빌리다보니 임대 수요가 증가하고, 주택 신설이 더뎌지면서 임대료까지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원하는 가격에 집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직장에서 더 먼곳의 집을 찾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레드핀에 따르면 2011년에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 7명 중 1명이 이 회사에서 현지 이외의 주택을 검색했으나 현재는 4명 중 1명꼴이다. 이들 대부분은 오리건 주 포틀랜드와 덴버 같은 지역에서 주택을 찾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예전부터 중산층이라도 주택을 가질 수 있었지만 지금은 구입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인테로 리얼 에스테이트 서비시스의 소피 창은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 외에 이미 가격 수준이 정상 궤도를 벗어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거품이 터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택을 매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다른 한편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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