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기업을 하는가 22] 난 2세 경영인, ‘올바른 이윤’ 가치를 잇는다

입력 2015-10-23 15:49

엄재윤 TPC메카트로닉스 대표

42년 전 창업 아버지의 뜻

‘쉬운 성장’ 유혹에 흔들리면

기업인 아닌 한낱 ‘장사치’

오바마 ‘3D프린팅’ 발언에

큰 관련 없는데 주가 상승

“주식 산 분들 피해 없게

제대로 사업하자” 본격 시작

나는 2세 경영인이다. 단해그룹의 창업주이며 나의 부친이신 엄주섭 회장님이 42년 전에 설립하신 단해그룹의 주력회사 중 가장 규모가 큰 ㈜티피씨메카트로닉스를 지난 15년간 경영하면서 내가 왜 기업을 하는지 생각해 볼 여유가 없었다. 이투데이에서 나에게 큰 숙제를 주어 며칠을 고민하다가 내가 지금까지 갖고 있던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단해그룹은 회사 문화와 올바른 가치관의 정립을 매우 중요시하는 기업이다. 아버님께서 몸소 실천해오신 가치관의 핵심이 올바름이고 기업윤리이다. 어찌보면 매우 형식적이고 책에 나오는 고리타분한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르나 나는 올바름이 기업 가치의 정점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이윤 추구가 기업의 핵심 운영 목표이나 이것이 ‘올바른 이윤’이 아닐 시에는 기업이 아닌 한낱 장사치에 불과할 것이다.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많은 경우 빠르고 쉬운 성장과 이윤의 유혹에 흔들리고 고민할 수 있으나 이러한 유혹이 나를 오래 흔들지는 못했다. 지금까지 배운 단해의 정신이 내가 옆길로 새다가도 올바른 길로 바로 되돌아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위에서 올바름을 행해야 직원들이 이를 제대로 받아들이고, 조직에 소속된 모든 임직원이 올바르게 행동해야만 기업이 영속할 수 있다고 믿는다.

진정으로 기업은 올바르고 진실된 부가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남보다 더 크고 차별화된 부가가치를 제공해야만 고객을 우리의 고객으로 만들 수 있다. 우리 회사는 생산 자동화에 들어가는 핵심 구동부품 및 시스템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회사이다. 궁극적으로 고객의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해 주고 그들의 생산성을 확대해 주어야만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고객의 문제를 진심으로 해결해 주려는 ‘진정성’이 바탕이 되어야만 우리만의 고객을 만들 수 있다.

우리 회사의 사업군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가장 크고 오래된 부문은 공압부문으로 압축된 공기의 힘으로 구동하는 공장 자동화의 한 부분이고, 2번째는 모션컨트롤 부문으로 전기제어를 바탕으로 모터를 축으로 구동하는 부품 및 시스템이고 나머지 부문이 3D프린터 사업이다. 사실 3D프린터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과정을 살펴보면 단해그룹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회사 문화가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엿볼 수 있다.

약 2년 전에 미국 대통령 오바마의 발언이 촉매제가 되어 3D프린팅이 큰 화두가 된 적이 있다. 3D프린팅이 미래의 공장을 혁신할 것이라고 큰 기대를 모았다. 같은 시기에 코스닥 상장사인 티피씨가 제조하는 구동부품이 3D프린터와 연관관계가 있다 하여 주가가 크게 오르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나는 3D프린팅이 무엇인지 공부하게 되었고, 실질적으로 설계와 생산과정에서 큰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믿게 되었다. 당시 나는 우리 회사의 주가가 단지 3D프린팅과 연관관계만 있어 오른다는 것이 진정성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우리 주식을 산 분들이 큰 피해를 보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실제로 3D프린팅 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다. 3D프린팅이 제공하는 가치를 믿고, 우리의 기본 고객들이 주로 공장이기 때문에 이들에게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아직까지 사업이 크게 활성화하지는 못했으나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고, 머지않은 장래에 많은 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우리의 주력시장인 생산자동화 핵심부품 시장은 아직도 외국 제품, 특히 일본 제품들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들은 이력이 길고 규모가 우리보다 10배 이상 크다. 이들은 매우 공격적이고 무차별적으로 영업하고 있고, 우리 회사는 어려운 경쟁 여건에 처해 있다. 제품의 품질이나 성능이 외산이나 우리 제품이나 차이가 없으나 결국은 그들보다 더욱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만이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다. 차별화하기 위하여 우리 직원들은 부단히 연구하고 개발하고 있고 실제로 외산보다 성능이 좋은 제품들이 최근에 출시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우리가 일본 경쟁사를 무역위원회에 반덤핑 제소를 하여 덤핑 결정을 받았으나 일본 회사가 이에 불복, 행정소송을 시작하여 경쟁이 법원까지 번지는 등 경쟁이 복잡다단해지고 있다. 좋은 제품과 강한 정신력만이 우리를 지탱해줄 것으로 믿는다.

나는 기업이 직원들을 올바르게 가르치고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 책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가치관을 기업이 제대로 심어 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을 하면서 가장 큰 기쁨은 우리 직원들의 성장과 행복이다. 우리 직원들이 올바른 가치를 받아들이고 집에서는 올바른 가장, 사회에서는 올바른 시민이 될 수 있도록 가치관의 정립을 도울 의무가 기업에도 있다. 이러한 정신적 성장의 기반 속에 직원들이 지식을 익히고 기회를 포착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운다고 본다.

“남을 기쁘게 하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다.” 아버님께서 하시는 말씀이다. 나는 아버님의 사상적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아버님이 만드신 단해정신을 계승했고, 이런 정신력을 바탕으로 경영을 하며 회사를 끊임없이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보면 나는 기쁨을 얻기 위해서 기업을 한다. 회사가 발전하는 것을 보는 성취감이 나의 행복이고, 직원들이 우리 회사에서 자신들이 국가경쟁력에 일조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발전의 기쁨을 공유하는 것을 보는 것도 나의 행복이다.

나의 기본적인 목표는 단해그룹이 우리의 후배들에 의하여 영속적으로 발전하는 틀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직원들이 성장·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윗사람에게 끌려다니지 않고 회사의 목적을 이해하고 가치관을 공유하며 적극적으로 변화의 아이디어를 내고 고객의 문제 해결을 위하여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직원들이 모이는 곳을 만드는 것이 나의 꿈이다. 우리 직원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남이 들어오도록 문을 잡아주는 여유를 갖는 일등시민이 되는 것이 나의 꿈이다. 우리 직원들이 가정으로 돌아가 올바른 가치관을 자식들에게 가르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꿈이다. 우리 직원들이 나중에 퇴직해도 남에게 손 벌리지 않고 금전적 여유와 사고의 여유를 갖게 하는 것이 나의 꿈이다.

기업은 한 사람의 소유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업은 유기적 생명체이고 자생적으로 변화한다. 이러한 생명체가 생명을 다하지 않고 우리의 후배들에 의하여 영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적어도 나는 이러한 꿈을 꾸며 경영하고 있다.

끝으로 많이 부족한 사람에게 이러한 사고의 정리 기회를 준 이투데이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엄재윤 대표는

1964년 3월생

1983~1987 대학교:CLAREMONT MCKENNA COLLEGE(전공:경제, 회계학)

1988~1989 ARTHUR ANDERSEN & CO.

1990~1993 EBI,INC./GENERAL MANAGER

1994~1995 대학원:UCLA MANAGEMENT PROGRAM

2012~2013 대학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USC) MBA

1991~현재 주식회사 TPC메카트로닉스 대표이사

TPC연혁

1979. 1 단해공압공업(주) 설립

1983. 6 단해공압공업(주) 유망중소기업체 선정(중소기업은행)

1999. 12 단해공압공업(주) TPC메카트로닉스로 상호 변경

2000. 5 2000년 생산성 대상 수상(국무총리 표창)

2001. 1 코스닥 상장

2002. 11 신기술 실용화 촉진대회(공기압 부문) 국무총리표창 수상

2003. 11 TPC메카트로닉스 인천공장 Clean Room 가동

2008. 11 상해단해과기유한공사 중국공장 가동

2010. 3 TPC메카트로닉스 인천 제2공장 가동

2013. 9 TPC 메카트로닉스 대표이사 엄재윤 ‘직업능력개발유공 산업포장’ 수훈

설경진 기자 skj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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