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9월 21일 凡說之難(범세지난) 권력자를 설득하는 건 어려워

입력 2015-09-2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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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순우곤(淳于髡)처럼 남을 잘 설득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특히 왕이나 권력자를 말로 잘 설득해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려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왜 그런가? 제대로 설득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순자(荀子)’ 비상(非相)편 9장이 이런 문제를 논하고 있다. “임금을 설복하는 일이 어렵다는 것은 지극히 높은 이상으로 지극히 낮은 생각을 지닌 이를 대하고, 지극한 다스림으로 지극히 혼란한 상대를 대하는 일이기 때문이다.”[凡說之難 以至高遇至卑 以至治接至亂] 왕들이란 대체로 천박하고 제대로 정리가 안 된 자들이라는 말이다.

“그러니 곧바로 설득에 나서면 안 된다. 먼 옛일을 들어 설명하면 오해가 생길까 염려되고, 근세의 일을 들어 설명하면 비천하다 여길까 걱정된다.”[未可直至也 遠擧則病繆 近世則病傭] 아득한 옛일이나 왕의 선대 일을 들어 이야기하면 아는 체하며 훈계를 한다는 오해를 받기 쉽고, 잘 알려진 요즘 일을 이야기하면 아는 게 별로 없으면서 입만 놀린다고 여길 수 있다.

“잘하는 사람은 이런 일을 할 때 먼일을 들어 설명하면서도 오해가 없게 하고, 근세의 일을 들어 설명하면서도 비천하다 여기지 않게 하며 시대와 더불어 이리저리 옮겨 다니고 세상을 따라 이리저리 움직인다.” 그리고 때로는 더디게 때로는 다급하게 몸을 굽혔다 폈다 해서 마치 물을 막는 제방과 나무 모양을 고정시키는 댈나무[制木]가 자기에게 있는 것처럼 설득한다. 그런 사람은 “모든 말을 상대방 뜻에 딱 들어맞게 하지만 전혀 감정을 상하게 하는 법이 없다.”[曲得所謂焉 然而不折傷]

마지막 대목의 곡득(曲得)은 모든 내용을 상대방 뜻에 딱 들어맞게 말한다는 뜻이다. 凡說之難의 說자는 보통 ‘말씀 설’로 쓰이지만 여기에서는 ‘달랠 세’로 읽는다. 그래서 범세지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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