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침묵의 살인자 폭염, 그 침묵을 깨다

입력 2015-08-0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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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화 기상청장

폭염은 흔히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태풍이나 홍수같이 요란하지는 않지만, 조용히 더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지난 2003년 폭염으로 3만5000명의 초과사망자 수(연평균 사망자 외에 초과로 사망한 자)가 발생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됐던 1994년에는 한 달 가까이 발생한 폭염으로 다른 해보다 전국적으로 무려 3000여명의 사망자가 늘었다. 올해도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7명이나 발생할 정도로 폭염의 위험성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우리나라의 폭염이 더 일찍 찾아오고, 더 오래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30년간 평년값(1980~2010년)으로 볼 때 전국적으로 10.1일 발생했던 폭염 일수가 최근 5년(2010~14년) 동안에는 12.5일로 증가했다.

그렇다면 미래의 폭염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근 국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온실가스 저감 정책없이 지구온난화가 이어진다면 21세기 말 우리나라 폭염 일수가 최대 6배까지 증가하고 75세 이상의 온열질환 사망 비율도 현재 27%에서 2030년에는 66% 이상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폭염으로 인한 피해 발생은 나이, 직업,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특히 농촌에서의 폭염 사망률이 도시보다 10배 높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폭염에 취약한 고령 인구가 농촌에 더 많이 분포하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부처별 폭염 대비책을 시행하고 있다. 기상청은 폭염특보(33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될 경우에 발표)를 통해 부처별 재난대응 시스템이 가동되는 시점을 결정하며, 기상 관측과 예측을 통해 폭염 피해를 분석·전망하고 있다.

학·관·연의 협력으로 온열질환자 조기경보시스템을 개발하고 범정부적으로 연구와 개선 대책을 마련한다면 폭염으로부터 일상생활은 물론 산업현장에서의 피해가 최소화될 것이다. 침묵의 살인자 폭염의 긴 침묵을 깰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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