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의 왕국’ 태광…지배구조의 大변신

입력 2007-02-12 09:20 수정 2007-02-1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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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태광산업사 모태…섬유ㆍ금융ㆍ방송 전문그룹으로 성장

태광산업ㆍ대한화섬 등 50개 계열사…자산 3조6000억 재계 35위

태광산업→대한화섬→흥국생명→태광산업 ‘순환 출자’ 연결고리

지배주주 이호진 회장 3개축 지분 상당수 보유 지배기반 ‘탄탄’

섬유ㆍ금융ㆍ방송 전문그룹 태광그룹에게 지난 한 해는 지배구조에 일대 변화의 ‘바람’이 밀려온 해였다.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F), 일명 ‘장하성 펀드’를 통해 ‘은둔의 왕국’이라 불렸던 태광그룹은 시장의 집중 조명을 받게 됐다.

지난해 8월 ‘장하성 펀드’가 대한화섬 지분 5.15%를 사들이면서 촉발된 지배구조 공방은 4개월여 만인 지난해 12월 마침내 지배구조 개선 합의로 마침표를 찍었다.

태광그룹은 오는 2009년 상반기까지 유선방송사업(SO) 전 계열사를 모두 통합하는 지주회사가 만들어진다. 태광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인 태광산업은 지주회사의 지분을 최소한 50%+1주로 보유한다.

태광산업 이사회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장하성 펀드’가 추천하는 사외이사 1인이 선임된다. 과거 5년간 전직 회사 및 계열사 임직원은 사외이사에 선임될 수 없도록 정관도 바뀐다.

감사의 독립성 강화 및 실질적인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증권거래법상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되는 감사위원회가 설치된다.

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규모로 발표한 재계 순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 35위(3조6000억원)의 태광그룹에 찾아온 변화의 물결이다.

◆섬유ㆍ화섬 기반 금융ㆍ방송 진출

태광그룹은 창업주인 고(故) 이임룡 회장이 1954년 설립한 태광산업사를 모태로 한다. 섬유를 기반으로 성장해 1970년대에는 국내 최대 섬유업체로 성장했다.

1973년에는 흥국생명을 인수해 금융업에 진출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사양산업인 섬유·화섬을 대체할 그룹의 성장동력으로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SO)과 금융을 선택했다.

방송에서는 지난 2003년 2위 케이블TV인 한빛아이엔비를 인수하면서 단숨에 업계 3위에서 1위로 떠올랐다. 현재 27개 SO를 보유한 최대 SO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에는 쌍용화재, 피데스증권, 예가람저축은행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기존의 흥국생명과 흥국투자신탁, 고려저축은행을 포함해 흥국금융그룹으로 거듭났다.

이에 따라 태광그룹은 현재 섬유ㆍ화섬 부문에서 태광산업을 비롯, 대한화섬, 유덕물산, 서한물산 등 4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방송무문에서는 태광산업 및 티브로드에이비씨방송, 이채널, 티브로드중부방송, 티브로드천안방송, 티브로드수원방송, 티브로드케이씨엔방송, 티브로드네트워크, 티브로드폭스코리아, 한국케이블텔레콤 등 33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금융 부문 계열사만도 흥국생명을 비롯, 흥국쌍용화재, 흥국증권중개, 흥국투자신탁운용, 고려상호저축은행, 예가람상호저축은행, 한국도서보급 등 7개사에 이르고 있다.

이외에 ▲레저 및 부동산 부문의 태광관광개발, 동림관광개발 ▲제조ㆍ용역 성광산업, 태광리얼코, 티브로드 ▲시스템통합 구축 태광시스템즈 ▲이미지티임 등 2월1일 현재 계열사수가 50개사(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계열사 기준)에 달하고 있다.

지난 2005년 그룹 매출(2006년 4월 공정위 2006년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발표 기준) 규모는 4조7600억원, 순이익은 190억원을 나타냈다.

◆태광산업→대한화섬 16.7%→흥국생명 9.9%→태광산업 9.9%

태광그룹 50개 계열사를 지탱하는 지배구조는 태광산업→대한화섬→흥국생명→태광산업으로 연결되는 ‘삼각순환출자 구도’가 중심축이다.

태광산업은 대한화섬의 최대주주로서 지분 16.74%, 대한화섬은 흥국생명 9.99%를 소유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다시 태광산업 9.99%를 보유하는 큰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어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이 타 계열사에 대해 핵심적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상당수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수직구도 형태를 띠고 있다.

한마디로 지배주주가 이들 3개 계열사에 대해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하고 있으면 그룹 전체에 대해 견고한 지배기반을 갖출 수 있게 되는 구도다.

태광산업이 태광그룹 지배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태광산업은 대한화섬 외에 태광관광개발 44.96%, 고려상호저축은행 20.24%, 흥국쌍용화재 51.86%, 티제이인베스트먼트 100%, 이채널 52.32%, 티브로드에이씨방송 50.6%, 티브로드중부방송 47.07%, 티브로드수원방송 80.4% 등의 출자지분을 갖고 있다.

대한화섬은 흥국생명을 비롯, 이채널 16.13%, 서한물산 9.8%, 태광관광개발 44.96%, 고려저축은행 20.24%, 예가람저축은행 29.08%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호진 회장 태광산업 15.1%, 대한화섬 14.0% 등 소유

태광그룹을 이끌고 있는 오너는 창업주인 고 이임룡 회장의 셋째 아들 이호진(45) 회장이다.

이 회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거쳐 뉴욕대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1995년 흥국생명 상무를 거쳐 1997년 35세의 젊은 나이로 태광산업 및 대한화섬 사장에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4년 외삼촌인 이기화 전 회장의 사퇴와 맏형인 이식진 전 부회장이 별세함에 따라 40대 초반에 태광산업 회장직을 승계했다.

신격호 롯데 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회장의 맏딸인 신유나씨와 결혼해 롯데가의 사위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태광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축인 태광산업의 최대주주로서 15.14%의 지분을 보유하며 안정적인 지배기반을 갖춰놓고 있다. 흥국생명의 9.99% 등 특수관계인까지를 합하면 47.31%에 이른다.

대한화섬에 대해서도 14.04%를 갖고 있다. 태광산업 16.74%, 성광산업 14.04% 등 특수관계인를 포함한 지분은 55.47%에 달한다.

비상장사인 흥국생명에 대해서는 지분 규모가 56.71%에 이른다.

이 같은 지분구조 탓에 태광그룹 계열사들이 자칫 적대적 M&A로 경영권이 위협받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어보일 만큼 이 회장의 지배력은 견고하다.

◆이 회장 아들 현준씨 계열사 지분 보유 후계기반 마련

이 회장은 2세 승계를 위한 기반도 일찌감치 마련해 뒀다. 이 회장은 신유나씨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뒀다. 아들인 현준(28%)씨는 현재 미국에서 유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호진 회장은 유덕물산 68.41%를 비롯, 서한물산 35.48%, 흥국생명 56.71%, 한국도서보급 50%, 티브로드 100%, 태광관광개발 2.97%, 동림관광개발 51%, 성광산업 56.7%, 태광리얼코 51.02%, 티브로드 100%, 태광시스템즈 51%, 티브로드전주방송 74.80% 등 꽤 많은 비상장 계열사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현준씨는 부친에 이어 한국도서보급 45%를 비롯해 동림관광개발 39%, 태광리얼코 48.98%, 태광시스템즈 49%, 티브로드전주방송 25.20% 등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다만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인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등에 대한 지분은 없다.

태광그룹 지배주주 일가의 지분구조와 관련해 또다른 특징은 이 회장의 첫째 형의 아들인 이원준씨가 상당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준씨는 태광산업에 대해 숙부인 이 회장 다음으로 많은 11.08%를 소유하고 있다. 흥국생명 지분도 24.71%에 이르고 있다. 이외에 유덕물산 26.59%, 서한물산 35.72%, 태광관광개발 2.97%, 성광산업 38.3% 등의 지분도 갖고 있다.

태광그룹이 창업주 고 이임룡 회장-이호진 회장을 거쳐 창업주 3세에 이르러 향후 다른 상당수 그룹처럼 계열분리가 이뤄질지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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