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승리 여신’ 김연정, “응원하는 저를 응원해줄 때 힘나요”

입력 2015-06-2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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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정. (사진=정수천 기자 int1000@)

“치어리더가 체질인 것 같다.” 김연정은 웃으며 말했다.

김연정은 “길에서 캐스팅을 받았어요. 생소한 직업이라 처음엔 의심을 많이 했죠. 회사가 집 근처라 한 번 가보기로 했어요”라고 설명했다. 그는 급하게 안무를 익히고 세계대회에 나서면서 치어리더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다른 사람 앞에서 웃고 있는 것도 즐거워졌다. 소극적이던 김연정은 무대 위에서 ‘치어리더 김연정’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했다.

2013년부터 NC 다이노스와 함께한 김연정은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 NC 다이노스는 2013시즌부터 KBO리그에 합류했다. 김연정은 NC의 모든 ‘첫 기억’을 공유한다. 그는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하는 것이 너무 좋아요. 제가 와서 이뤄졌다는 느낌도 들고”라며 즐거워했다.

NC 다이노스는 이번 시즌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리그 9위까지 내려갔던 순위는 5월부터 치고 올라가, 6월 단독 1위까지 차지했다. 우연처럼 김연정이 복귀하자 마자 순위가 급상승했다. 명실공히 NC 다이노스 ‘승리의 여신’이다. 김연정은 “시즌 초반 몸이 좋지 않아서 쉬었어요. 그런데 제가 돌아오니 성적이 잘 나오기 시작했어요. ‘연정효과’를 톡톡히 느꼈죠”라며 뿌듯해 했다.

▲김연정. (사진=정수천 기자 int1000@)

응원석에서는 지치지 않는 열정을 선보이는 김연정도 힘들 때가 있다. 비가 오고, 경기가 연장까지 이어지면 선수들만큼 지치기도 한다. 그는 “하루만 장시간이면 괜찮은데, 연장까지 가는 경기가 연전으로 펼쳐지면 힘들어요. 게다가 패배까지 하면 기운이 좀 빠지죠”라고 설명했다.

치어리더에게 “극성 팬은 힘들지 않아요?”라는 질문은 항상 따라다닌다. 김연정은 “부담스러운 각도로 찍는 것이나 악플(악성 댓글)은 이제 힘들지 않아요. 어릴 때는 상처를 많이 받았지만, 많이 단련됐고 퇴치하는 노하우도 생겼어요”라며 “해탈했죠”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어 “요즘은 응원문화가 성숙해서 그런 사람도 없어요. 있어도 다른 팬이 막아줘요. 가족처럼 저를 감싸주는 것이 있어서 감사해요”라고 덧붙였다.

팬의 응원은 김연정에게도 힘이 된다. 그는 “응원을 하다 지쳐있을 때, 저를 응원하는 팬을 보면 힘이 나요. 플랜카드를 들거나 물이라도 하나 챙겨주면 하나하나 정말 고마워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김연정. (사진=정수천 기자 int1000@)

치어리더를 꿈꾸는 사람들은 종종 김연정에게 조언을 구한다. 그는 “열정이 정말 중요해요”라고 말한다. 김연정은 “‘키가 작아요’, ‘살이 많아요’라며 연락이 와요. 다 괜찮아요. 춤을 못 추는 것도 괜찮아요”라고 말을 꺼냈다. 그는 “저도 정말 춤을 못 췄어요. 그런데 아무리 몸치여도 열정이 있고, 의욕이 강하면 하게 돼요”라며 “많은 친구들이 변하는 것을 봤어요”라고 덧붙였다.

김연정은 “예뻐서 캐스팅되더라도 실력을 만들어야 해요. 저도 춤을 못 추는 게 답답해서 처음에는 많이 울었어요. 같은 안무를 같은 시간에 배우는데 그걸 못 따라가니까”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했더니 따라갈 수 있었어요”라고 설명했다.

프로 무대에 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세 달 정도 연수과정을 거치고 기본기부터 안무 숙지, 스포츠 룰까지 익혀야 한다. 올라가서도 연습은 멈추지 않는다. 새 안무가 나올 때마다, 새로운 종목에 투입될 때마다 연습이 필요하다. 김연정은 “리딩하는 기술을 숙지하고,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해야 해요”라고 설명했다. 그는 “치어리더가 예쁘고 화려해 보이지만, 많은 희생이 필요해요. 그것을 감내하는 사람이 남아서 프로 무대에 서는 거에요”라고 강조했다.

▲김연정. (사진=정수천 기자 int1000@)

치어리더의 하루 일정은 빡빡하다. 프로야구 시즌에는 경기 시작 세 시간 전부터 경기장에 미리 도착한다. 리허설과 의상, 메이크업 체크를 마치고 경기 시작 삼십 분 전에 입장해 리딩 준비를 한다. 경기가 끝난 후 뒷정리까지 마무리해 집으로 돌아오면 12시가 넘는다. 자고 일어나면, 다시 응원에 나선다. 경기가 없는 월요일도 쉬는 날이 아니다. 김연정은 “‘월요일에는 쉬시겠네요’라고 많이 물어보시는데, 저희는 월요일까지 연습을 해요”라고 말했다.

힘든 일정이 이어지는 만큼 체력관리도 중요하다. 잘 자고, 잘 먹는 것으로 충분했던 김연정도 점점 건강을 더 챙기기 시작했다. 김연정은 “올해 들어 많이 아팠어요. 이제는 몸에 좋은 음식, 비싼 음식 찾아서 챙겨 먹어요. 그렇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어요”라며 웃었다.

▲NC 다이노스 치어리더.(사진=정수천 기자 int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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