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치맛 속 '몰카촬영' 재미교포, 퇴근길 경찰관에게 '덜미'

입력 2015-06-1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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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일이]

서울 당산파출소 소속 강정모(43) 경위는 1일 오전 8시 30분께 밤샘 근무를 마치고 귀가 중이었다. 영등포역으로 향하고 있는데 한 남성의 수상한 움직임이 눈에 들어왔다.

역 인근 인도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눈에 띈 키 180㎝가량의 건장한 남성의 움직임이 너무 부자연스러웠던 것. 이 남성은 노점상 포장마차 사이 틈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20대 여성 바로 뒤에 바짝 붙어 서 있었다.

12시간이 넘는 밤샘 근무에 피로가 쌓여 몸은 물 먹은 솜이불처럼 천근만근이었지만 강 경위의 시선은 날카로웠다.

바짝 밀착해 있어 이 여성의 남자친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16년간 경찰 생활을 하면서 쌓인 육감으로는 뭔가 심상치 않았다.

특히 해당 장소가 포장마차 사이의 좁은 틈이라 양옆에서는 무슨 일을 하는지 볼 수가 없었던 점이 수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자세히 보니 이 남성의 손끝에 들린 스마트폰이 여성의 치마 안을 향해 있었다.

증거를 확보하려고 강 경위가 스마트폰을 꺼내 범행을 촬영하려는 찰나, 피해 여성이 수상한 인기척을 느끼고 비명을 질렀다. 이 남성은 바로 줄행랑을 놓았다.

강 경위는 본능적으로 10∼15m를 추격했다. 이 남성은 경위와 몸싸움을 벌였지만 결국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강 경위는 "역 근처에 비슷한 범죄가 자주 일어나 평소 퇴근길에 주의 깊게 사람들을 관찰한다"며 "몇 초만 늦었더라면 현장을 못 보고 지나갔을 뻔했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미국 시민권자인 김모(26)씨. 한국어를 거의 하지 못해 통역을 대동하고 조사를 받은 그는 내내 "빨리 미국에 보내달라"며 생떼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2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김씨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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