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요금제 허와 실] ‘손해 안보려는’ 이통사, 혜택 축소… ‘집토끼’ 뿔났다

입력 2015-05-20 10:34 수정 2015-05-2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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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온가족할인’ 50%→30%·KT 5만원대이상은 1100원 쌀뿐…소비자 “조삼모사식 정책” 불만

▲통신 3사인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가 모두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가입자 쟁탈전을 시작했다. 지난 7일 KT가 음성통화와 문자를 무료로 제공하고 데이터에 따라 요금을 택할 수 있는 파격적인 요금제를 내놓고, LG유플러스가 1주일 만에 비슷한 개념의 요금제를 선보인데 이어 SK텔레콤도 이에 동참했다. 19일 오후 영등포역 지하쇼핑센터 휴대폰 대리점에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각종 문구가 붙어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KT와 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이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를 전격 도입했다. 이는 이동통신 서비스가 음성 중심에서 벗어나 데이터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의미하는 신호탄이다. 지난 1984년 2G(음성) 서비스를 시작한지 31년만의 요금체계 대변혁이다.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당초 2017년까지 데이터 중심의 요금체계를 도입하려던 계획보다 2년이나 앞당겨졌다.

일단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이너스 보다는 플러스 요인이 크다. 음성과 데이터로 요금제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통신요금도 전체적으로 크게 낮아졌다. 다만 이번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이통사의 자발적인 전환이 아니라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은 ‘옥의 티’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일부 이통사의 데이터 요금제 변경 속에는 등에 떠밀려 마지못해 하는 기색이 묻어났다.

◇ 데이터 요금제의 ‘불편한 진실’

데이터 요금제 개편을 계기로 음성통화가 무제한으로 풀리면서 전체적인 통신요금 인하 효과는 크다. 그렇지만 일부 이통사의 데이터 요금제를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어떻게든 데이터 요금제로 전환하면서 생기는 손실부분을 최소화하려는 안간힘으로 보인다.

천신만고 끝에 SK텔레콤이 19일 데이터 중심의 요금체계인 ‘밴드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았다. 정부와 정치권은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며 공치사에 바쁜 날이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밴드 데이터 요금제에서 일부 할인 혜택을 축소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난여론이 일었다. SK텔레콤이 밴드 데이터 요금제에서 가족가입연수 합이 30년 이상이면 최대 50% 기본요금을 할인해 주는 '온가족할인'의 할인률을 최대 30%로 하향 조정한 것이다.

SK텔레콤 충성고객을 겨냥한 온가족할인 프로그램은 그간 ‘할인 혜택의 갑’으로 불리며 사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이같은 할인 정책에 대해 뽐뿌 등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불만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온가족할인 제도로 50%를 할인받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회원은 “밴드 데이터 요금제로 변경하려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온가족할인이 줄어든다는 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계산해 보니 실제 내는 돈은 이전과 비슷해졌다”면서 “통신사가 조삼모사로 사용자를 우롱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통3사 가운데 처음으로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를 개편한 KT 역시 잘 살펴봐야 한다. 5만원대 이상의 요금제에서는 통신비 인하효과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일례로 월정액 4만9900원인 KT의 데이터 요금제는‘순완전무한51’요금제와 비교시 1100원 낮은 수준이다. 1GB를 더 제공한다는 이점이 있지만 소비자가 볼 땐 이전 요금과 차이점이 없다.

KT의 5만9900원인 데이터 요금제도 같은 상황이다. 비슷한 조건의 ‘순완전무한 61’ 요금제 보다 1100원 싸다는 것 외에는 특별한 혜택이 없다. 6만원대 역시 마찬가지다. 고령자는 데이터 요금제가 오히려 더 불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 얻을 것도 많은 ‘데이터 요금제’

데이터 요금제의 전환은 음성을 무제한 쓸 수 있도록 해 음성을 사실상 기본 서비스화 시킨 게 특징이다. 특히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은데도 음성통화가 많아 비싼 요금을 내던 영업사원, 대리기사, 콜센터개인상담원, 주부, 중장년층 등 약 300만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저가의 데이터 요금제를 선택해도 와이파이(WiFi) 존이 구축된 곳에서 데이터를 사용하면 데이터 사용부담을 확 줄일 수 있다. 이통3사 모두 데이터 무제한 요금의 시작구간도 인하했다. SK텔레콤은 6만1250원에서 6만1000원으로 낮아졌고, KT는 6만1000원에서 5만9900원으로, LG유플러스도 6만2000원에서 5만9900원으로 낮췄다.

데이터 당겨쓰기와 이월하기 등으로 가입자들의 데이터 비용 부담도 일정부분 완화시킨 효과도 있다. 또 약정을 하지 않아도 요금은 과거와 같이 2년 약정 할인된 수준으로 제공하고 있다. 약정 부담 때문에 무약정으로 높은 요금을 부담해 온 230만명에게 연간 약 3600억원의 통신비 절감 혜택이 기대된다.

무선인터넷전화(m-VoIP)의 전면 허용으로 국제전화를 많이 쓰는 가족들의 통신비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는 요금 구간마다 사용량에 제한이 있었던 무선인터넷전화를 자신의 주어진 데이터 제공량 범위 내에서 모두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경우 국제전화를 많이 사용하는 소비자는 비싼 국제전화를 무선인터넷전화로 대체해 비용을 상당부분 절감할 수 있을 있다.

‘단말기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 20%’에 가입할 땐 통신요금이 더욱 절약할 수 있다.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 2만9900원에 적용하면 2만3920원까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 5만9900원 요금제에도 20% 선택할인을 적용하면 4만7920원까지 떨어진다.

통신시장 전문가는 “자신의 사용패턴과 요금제를 잘 선택해야 실질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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