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맥경화' 자구책?…상장사 처분 부동산 1조 '훌쩍'

입력 2015-05-11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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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여파로 기업들의 '돈맥경화' 우려가 커지면서 현금을 확보하려고 부동산 등 자산 처분에 나선 상장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돈맥경화'는 돈이 원활하게 흐르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올해 상장사가 이미 매각했거나 처분할 예정인 부동산 규모는 1조원을 훌쩍 넘는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상장사(자회사 포함)가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처분했거나 처분 예정이라고 공시한 유형자산 규모는 모두 1조6천346억여원으로 집계됐다.

처분 예정 자산을 작년에 미리 공시한 상장사들의 자산 매각 대금까지 더하면 규모는 더 커진다.

올해 자산 처분 등을 공시한 상장사(기재정정 포함)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5곳과 코스닥 상장사 10곳 등 모두 25곳이다. 5곳 중 4곳은 자산 처분 목적을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처분 대상은 주로 '토지' 혹은 '토지와 건물'이다.

40년 간 보유해온 본사 매각에 나선 동국제강이 대표적이다.

동국제강은 오는 22일 서울 수하동 본사 사옥 페럼타워를 삼성생명에 4천200억원에 매각한다. 이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산총액 대비 4.75%에 해당한다.

동국제강은 2012년부터 철강 경기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데다 장세주(62) 동국제강 회장이 원정도박을 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경영 상태가 악화했다.

1974년부터 2007년까지 현주소에 본사를 둔 동국제강은 1천400억원 규모의 페럼타워를 지어 2010년 입주했다. 동국제강은 삼성생명으로부터 현 사용 공간을 임대해 그대로 쓸 계획이다.

다음으로, 부동산 매각 대금이 큰 기업은 대성산업이다.

대성산업은 오는 15일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백화점을 제이알제17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에 2천650억원에 넘긴다.

대성산업은 지난 3월 기흥역세권 도시개발사업 체비지(替費地)도 967억여원에 처분했다.

이외 그랜드백화점(760억원)과 삼일(632억원), 도화엔지니어링(557억원), 삼원테크(490억원) 등의 상장사도 부동산을 매물로 내놔 숨통을 텄고 한진중공업도 두 차례에 걸쳐 인천 서구 석남동 필지를 팔아 289억원을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상장사들이 부동산을 처분해 자금난을 덜기도 하지만, 바로 재무 부담에서 벗어나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병건 동부증권 기업분석팀장은 "기업이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을 유동화하면 자금 사정이 풀리거나 새로운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극단적인 상황에 부닥친 기업은 자산 처분만으로 바로 재무 개선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라며 "자산 매각 자체가 반드시 주가에도 호재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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