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이 연예인 가족를 바라보는 시선 [강승훈의 NOISE]

입력 2015-04-06 07:58 수정 2015-04-06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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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남은 것은 가족과 회사 두 가지뿐이다. 이걸 지키기 위해 오늘 큰 결정을 했다. 더 이상 아프지 않도록 우리 회사와 분쟁중인 두 가수랑 계약을 해지하겠다. (중략) 난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

김태우가 지난 1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가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발언한 첫 마디가 ‘가족’이었다. 메건리, 길건의 법적 대응, 길건의 공동 기자회견 개최 제안에도 꿈쩍 않던 김태우가 가족에 대한 루머가 확산되자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그는 아내의 학력 위조와 사기 결혼 루머는 사실과 다르다며 더 이상 확대, 재생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0분 남짓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김태우는 메건리, 길건과 소송에 대해서는 담담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지만, 가족을 언급할 때는 참았던 눈물을 쏟고 말았다. 결국 김태우는 메건리, 길건과의 소송보다는 가족 이슈에 더 민감하고 중요했다.

최근 가족 예능, 관찰 예능이 대세다. 불과 4-5년 전만해도 연예인의 가족 공개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연예인도 가족도 방송 노출을 꺼리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가족’ 예능이 좋은 반응을 얻자, ‘비공개’ 방침을 세운 연예인들도 조금씩 ‘공개’도 돌아섰다. 제작진 입장에서도 예능 프로그램의 소재 고갈에 ‘가족’은 좋은 양념이자 첨가제였던 것이다.

아침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과 그의 가족들이 나와서 대화하고, 연예인과 가족이 함께 만드는 프로그램이 화제가 됐다. ‘글로벌 붕어빵’‘수퍼맨이 돌아왔다’‘아빠 어디가’‘자기야-백년손님’‘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엄마’‘유자식 상팔자’‘웰컴 투 시월드’‘고부 스캔들’ 등 연예인과 가족이 연관된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룬다. 프로그램 반응이 좋으니까 출연자들도 덩달아 인기다. 추성훈의 딸 추사랑, 김구라의 아들 김동현, 타블로(이선웅)의 딸 하루, 김성주의 아들 김민국, 윤민수의 아들 윤후 등 인물들도 부각됐다.

하지만 가족 예능, 관찰 예능이 뜨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도 늘어났다. 김민국, 윤후 등 안티카페가 개설되기도 했고, 연예인 가족이 방송에 나오지 말라는 글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김태우도 기자회견 당시 딸 소율, 지율에게 욕하는 사람도 많다며 힘들어했다. 이는 방송에 출연한 연예인 가족들에게도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연예인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인기에 어리둥절한 반응이다. 자신들은 프로그램에 충실했을 뿐인데, 파급 효과는 상상 이상이었다는 게 공통된 생각이다.

노출은 곧 공격이다. 방송 노출은 누구에게나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방송 출연 이후 인기도 얻고 유명세도 떨칠 수 있지만, 잘못하면 한순간에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 단지 연예인 가족이기 때문에 이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은 그들을 ‘셀러브리티’(celebrity)로 여기기 때문이다. 방송에 꾸준히 출연한다면 이들도 화제의 인물이다. 말과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한다. 연예인 가족의 잘못 때문에 연예인이 졸지에 비난 받을 수도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는 속담도 명심해야 한다. 물론 연예인 가족도 생활하다보면 억울한 경우도 많고, 참아야 할 것도 늘어날 것이다. 책임 있는 자세로 생활한다면 논란은 잠잠해질 것이고, 부정적으로 바라봤던 연예인 가족을 향한 시선도 달라질 것이다. “난 연예인이 아니다”라는 생각보다는 연예인 가족이기 때문에 조금 더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임한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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