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직무능력표준(NCS)는 취준생들의 ‘복면’이 되어줄까 [오예린의 어퍼컷]

입력 2015-04-06 06:30 수정 2015-04-0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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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학벌, 학점, 토익점수, 어학연수, 자격증, 봉사활동, 인턴, 수상경력. 취업준비생들이 이른 바 ‘스펙 8종 세트’라고 부르는 것들이다. 남들이 모두 가진 스펙에 뒤지지 않기 위해 값비싼 어학연수를 다녀오고 바쁜 시간을 쪼개 억지로 봉사활동도 한다.

최근 이러한 스펙 중심 채용에 대한 문제점과 부작용이 제기 되면서 실무 능력이나 잠재력을 중시하는 이른바 ‘탈스펙’이 선호되고 있다. 공개오디션, 자기PR, 소셜리쿠르팅 등 이름조차 생소한 전형들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나이·성별·학력·장애 등에 차별을 두지 않는 열린 채용을 실시하는 추세다.

그러나 취업준비생 중에서는 ‘탈스펙’을 반기는 이들은 드물다. 이러한 탈스펙이 또 하나의 스펙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독특한 경험과 직무 관련 인턴 등이 중요해 지면서 또 다시 유리한 스펙을 쌓기 위한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5일 첫 방송을 한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은 복면으로 철저히 모습을 가린 스타들이 나이, 신분, 직종 등 계급장을 떼고 오로지 목소리로만으로 실력을 뽐내는 음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연출을 맡은 민철기 감독은 “‘풍부하고 다양한 목소리들이 편견이 없는 상태에서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그래서 복면을 통해 아무 편견 없이 계급장을 떼고 오로지 목소리로만 평가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복면가왕‘은 복면으로 출연자들의 나이, 외모, 신분, 직종 등을 가리고 오로지 노래를 부를 때의 목소리로만 이들을 평가할 수 있다.

탈스펙 채용의 기준들이 과연 다른 스펙을 배제시키고 오로지 본질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는 ‘복면’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탈스펙 채용은 오로지 본질적인 직무 능력만을 보고 평가하겠다는 것인데, 제대로된 ‘복면’을 갖추지 않는다면 절대 공정한 평가를 할 수 없다. 결국 탈스펙은 스펙의 상향 평준화를 초래할 뿐이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올해 130개 공기업 등에서 3000명을 국가직무능력표준(NCS)를 통해 채용하고 민간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는 산업현장에서 직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지식, 기술, 소양 등을 정부가 산업 부문별 및 수준별로 체계화한 표준이다. NCS가 학력중심사회에서 능력중심사회로 전환될 수 있도록 본질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복면이 될 수 있을까. 부디 고스펙을 기반한 또 하나의 스펙 추가가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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