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 ‘승부사’ 손정의 회장의 ‘마지막 도전 시작됐다

입력 2015-03-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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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은퇴’ 선언, 남은 시간은 3년… 후계자 선정, 마지막 과업으로

정보 혁명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일본 이동통신업체 소프트뱅크를 세운 ‘승부사’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의 마지막 도전이 시작됐다.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를 발굴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원자들과 직접 소통에 나서고 있다. ‘60세 은퇴’를 선언한 그에게 남은 시간은 앞으로 3년. 시간이 얼마 없다.

손정의의 ‘50년 인생계획’은 익히 알려져 있다. 그는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19세에 50년 인생 계획을 세우고 지금까지 하나씩 실천에 옮겨왔다. 그의 50년 인생 계획에 따르면 20대에 이름을 알리고 30대에는 사업 자금을 모으고, 40대에 큰 승부를 걸고 50대에 사업 모델을 완성시켜서 60대에 다음 세대에 물려주겠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그의 50년 인생 계획에서 출발점이자 종착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소프트뱅크는 명실공히 세계 이동통신 업계 3위의 아성을 지키고 있다.

이 회사는 1981년 손정의가 미국 UC버클리를 졸업하고 외가 친척 등으로부터 1억엔을 출자받아 세웠다. 단 2명의 아르바이트 직원과 함께 ‘유니슨월드’라는 컴퓨터 도매업체로 출발한 것이 소프트뱅크의 시작이었다.

당시 손정의가 “이 회사를 10년 안에 연매출 500억엔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장담하자 아르바이트 직원들은 바로 사직서를 냈다고 한다. 구멍가게 사장이 하는 말을 그저 허풍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그의 호언은 현실이 됐다. 손정의는 유니슨월드라는 회사명을 주식회사 일본 소프트뱅크로 바꾸고 조신전기와의 소프트웨어 납품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무섭게 성장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납품과 함께 컴퓨터 관련 출판사업에까지 뛰어들었다.

1990년대 들어 손정의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투자를 통해 회사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세운 게임은행은 실패로 끝났지만 미국 포털사이트 야후와의 제휴는 대성공이었다. 1996년 야후 재팬을 자스닥에 상장시키면서 회사는 거액의 자금을 손에 넣었다. 미국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과 합작사를 설립해 일본 테레비 아사히도 넘봤다.

1998년에는 소프트뱅크를 순수 지주회사로 전환하며 투자를 주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소프트웨어 도매, 출판, 금융 등의 각 부문은 자회사로 분사됐다. 그때 그의 나이 39세였다.

2000년대에 들어서도 그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2000년에는 파산한 일본채권신용은행(현 아오조라은행)의 주식을 사들였다가 2003년 미국 사모펀드인 서버러스에 매각해 엄청난 차익을 챙겼다. 2004년에는 닛폰텔레콤을 인수했고, 2005년에는 다이에로부터 프로야구팀 호크스와 후쿠오카돔을 인수,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구단주가 됐다.

2006년 4월에는 보다폰의 일본법인을 1조7500억엔에 인수하면서 모바일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12년에는 이모바일 산하의 이동통신사인 이액세스를 인수하면서 가입자수 기준, 일본 이동통신 업계 2위로 올라섰다. 2013년 7월에는 전년 10월에 발표한 미국 3대 이동통신 업체인 스프린트넥스텔을 1조5709억엔에 인수 완료하며 세계 3위의 모바일 그룹으로 부상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아슬라테크를 통해 로봇사업에도 진출, 2014년 6월 첫 대화형 퍼스널 로봇 ‘페퍼(Pepper)’를 발표했다.

37년간 그의 거침없는 추진력으로 현재 소프트뱅크 그룹은 756개의 자회사와 105개의 관련사를 거느린 거대 IT 공룡이 됐다.

올해 손정의 회장의 나이 57세. 소프트뱅크는 이동통신, 소프트웨어, 로봇, 태양광, SNS 등 다양한 분야에서 눈부신 성공을 거뒀다. 그의 인생 계획대로라면 3년 후에는 이 거대한 왕국을 차세대에 물려줘야 한다. 후계자 선정이 그의 마지막 과업인 셈이다.

그의 바통을 이어받을 후계자는 ‘소프트뱅크 아카데미아’에서 탄생할 전망이다. 소프트뱅크 아카데미아는 오로지 손정의 회장의 후계자 양성을 위해 설립한 자체 교육 프로그램이다. 에이스경제연구소의 아스다 히데키 애널리스트는 “일본에는 경영자를 키우는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아 손정의가 직접 후계자를 키우기로 한 것”이라며 “후계자 물색 작업을 지금 시작하지 못하면 손정의 회장의 인생 계획을 실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후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이 선정될지, 경력은 없지만 앞날이 유망한 청년 중에서 선발될지는 미지수다. 그의 후계자로 발탁되면 손정의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중 100억엔가량을 물려받는다.

손정의는 소프트뱅크 아카데미아 학생들에게 “어느날 갑자기 준비없이 찾아와 쉽게 물려줄 건 아니다”라며 “바통을 넘기는 순간 소프트뱅크는 최대의 위기에 놓인다”고 각오를 다지도록 당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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