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장치청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입력 2015-03-0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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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비결, 몸 안에서 찾다

서양의학은 주로 질병 치료에 초점을 두는 반면 한의학은 질병의 예방을 중시한다. 중국의 한의학은 역사만큼이나 깊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 지금 소개하는 책이 그런 책 가운데 하나이다.

베이징중의학대학의 장치청 교수는 중의학계와 중국 철학계에서 학문적으로 인정받는 인물일 뿐만 아니라 대중적으로는 양생 전문가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양생(養生)은 다른 말로 섭생, 위생, 혹은 도생으로 불리는데 “자연의 이치에 따라 인간의 생명을 유해 요인으로부터 보호해 무병장수할 수 있도록 하는 일체의 행위”를 뜻한다. 장 교수의 ‘황제내경’(판미동)은 양생론을 다룬다. 몸의 근본인 정(精)을 지키고, 생명 활동의 에너지인 기(氣)를 기르며, 생명활동의 주재자인 신(神)을 잘 다스리는 원리와 방법이 핵심이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정기신 양생론은 이후 한의학 양생론의 근간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황제내경’의 정기신 양생론의 정수를 가장 잘 이어받은 후대의 의서 가운데 한 권이 허준의 ‘동의보감’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정, 기, 신의 의미와 양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호흡법, 명상법, 기공법, 식이요법, 마음 수련법 등으로 이루어지는 구체적인 양생법을 소개한다.

그러면 ‘황제내경’은 중국 고서 가운데 어떤 위치에 있을까. 중국 고대의 기서는 세 가지 경전, 즉 ‘역경’ ‘도덕경’ 그리고 ‘황제내경’이다. 이들에 ‘논어’와 ‘육조단경’을 포함하면 5대 경전이 된다. 저자는 이들 가운데 맨 처음 읽어야 할 책으로 ‘황제내경’을 추천한다. 왜냐하면 중국 최초의 의학서이자 최초의 경전이며 생명의 문제를 다룬 최초의 백과사전이기 때문이다. ‘황제내경’이란 이름 때문에 독자들은 황제가 지은 책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이 책은 황제로부터 시작해 면면히 전수되어 온 생명 사상을 후세 사람들이 집대성한 책이다. 이 책은 크게 생명의 체질과 본질을 다루는 것이 한 부분이고 다른 한 부분은 몸 안에서 기혈이 순환하는 통로인 경락과 침구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우리는 ‘황제내경’에서 ‘내(內)’라는 글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내’자는 이 책이 ‘우리 몸의 내면에서 답을 찾는 서적’, 즉 생명과 건강, 장수의 비결을 외부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내면에서 찾은 서적임을 알려준다. 그래서 ‘내경’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마디로 모든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은 우리 몸 안에서 찾는 ‘내구(內求)’가 정확한 생명 유지의 비법이다.

양생을 현대 용어로 풀어 쓰면 일종의 건강한 생활습관을 말한다. 따라서 의학 배경이 없는 독자들도 이 책에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배울 수 있다. 예를 들어 ‘황제내경’에서는 사람에게 가장 이상적인 호흡 시간을 6.4초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두 배 빠른 속도로 호흡을 한다. 이 책은 기를 보양할 수 있도록 호흡 속도를 6.4초까지 늦추는 것을 습관화하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런 원리의 실천법을 조언해 준다.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배를 내밀고 다시 공기를 내뱉으면서 배를 수축하는 방법이 올바른 자세임을 강조한다. 호흡 자체에는 신경을 쓰지 말고 하복부에 주목하면 자연스럽게 호흡을 늦출 수 있다고 말한다.

중국식 양생법의 특징은 ‘형(形)’과 ‘신(神)’의 결합이다. 여기서 외형과 정신을 결합하더라도 정신을 훨씬 중시한다. 이 책은 정신 건강에 좋은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는데, 이런 방법이 각종 질병의 예방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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