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역동적인 맛이 없다. 최근 좀처럼 시원스럽게 오르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수는 어느새 1400선을 훌쩍 넘어섰다.
오르는 속도는 느리지만 뒤돌아보면 꽤 많이 올랐다는 느낌이 드는게 요즘 증시다. 마치 '스테디셀러'와 같은 흐름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이처럼 완만한 상승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미국시장의 계절적인 소비 특수가 기대되는 가운데 국내시장도 전통적인 연말 강세 흐름이 기대되고 있는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라며 "무엇보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증시가 견조하고 버티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몇가지 위험 요소를 고려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3조5000억원을 웃돌고 있는 매수차익잔고가 문제다. 기본적으로 시장이 좋아서 프로그램 매매가 늘어난다고 볼 수는 있지만, 현재의 매수차익잔고는 언제든지 일시적인 충격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수준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2일 증시 상승의 원동력이 됐던 외국인 선물 매수 역시 언제 부메랑이 될 지는 모를 일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외국인의 매매패턴을 보면 전날 대규모 선물 매수를 하는 경우 다음날 전매되는 경우가 있다"며 "따라서 23일 시장은 외국인의 선물매도(전매)로 지수 상승폭이 제한되거나 일부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사모펀드에 대한 거래세 부과로 차익 거래 펀드의 청산 위험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도 언제든지 수급상 일시적인 충격을 줄 수 있는 재료다.
그러나 이러한 몇가지 위험요소에도 불구하고 중기적으로 본다면 일시적인 충격은 곧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윤지호 팀장은 "부담스러운 차익거래잔고, 차익거래펀드의 청산 위험성 등이 시장에 일시적인 출렁임을 가져다 줄 수 있다"며 "그러나 지나차게 조정 가능성에만 신경쓴다면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윤 팀장은 "9월 이후의 유가 하락 국면이 미국 인플레 우려를 잠재우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중 경기 저점 확인이라는 긍정적 기대감이 유효한 구간임을 감안할 때, 오히려 미세한 조정이 나타난다면 연말연초 효과를 겨냥해 기회를 엿보는 구간을 활용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