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四通八達 (사통팔달)

입력 2015-01-3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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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순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1968년 2월 1일 경부고속도로가 착공됐다. 사방으로 통하고 팔방으로 닿아 있다는 사통팔달의 시대를 여는 역사적 기공이다. 사통(四通)은 동 서 남 북 네 방향으로 통한다는 말이고, 팔달(八達)은 여기에 동북 동남 서북 서남이 추가된 것이다. 동북동 동북서, 이런 식으로 방위를 더 세분하면 16가지가 될 수도 있다.

사통팔달은 사통오달(四通五達)이라고도 한다. 모든 방향으로 다 통한다는 점에서 사통팔달은 만사형통과 같은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있다. 이 말을 줄이면 도나 사물의 이치에 정통하다는 ‘통달’이 아닌가.

여덟 방위라는 팔방과 비슷한 말로는 팔굉(八紘) 팔극(八極) 팔황(八荒) 등이 있다. 그런데 일제가 팔굉일우(八紘一宇), 온 세상이 한 집이라는 말로 천황제 파시즘을 퍼뜨리는 바람에 한국인들에게 팔굉은 거부감이 큰 단어가 됐다.

수원에는 팔달산 팔달문 팔달구가 있다. 조선 태조 이성계(1335~1408)가 산 밑에 숨어 살던 선비에게 벼슬하기를 권하자 그는 “집 뒤의 산이 사통팔달하여 사방이 내려다보인다”며 “아름다운 이곳에서 살겠다”고 사양했다 한다. 이 말을 들은 이성계가 팔달산(八達山)이라고 이름 붙였고, 나중에 팔달문 팔달구도 생기게 됐다고 한다.

정조의 수원 화성 축조에 크게 기여한 다산 정약용(1762~1836)은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편지를 쓸 때마다 두 번 세 번 읽어보면서 이 편지가 사통오달한 번화가에 떨어져 나의 원수가 펴보더라도 내가 죄를 얻지 않을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써야 하고, 수백 년 동안 전해져서 안목 있는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띄더라도 조롱받지 않을 만한가를 생각해본 뒤에 비로소 봉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군자가 삼가는 바다.”

사통팔달 사통오달 이런 말 속에서도 몸가짐을 새로이 하는 군자의 자세를 발견할 수 있다. fusedtree@etoda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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