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 서울대 교수 ‘경제 쓴소리’는 끝나지 않는다

입력 2015-01-1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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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사태는 직원을 하인처럼 대하는 ‘보부상 자본주의’… ” 교정 떠나는날 사회현안 돌직구

▲[이준구 교수] 사진=연합뉴스

국내 미시 경제학자로 다음달 정년퇴임을 앞둔 이준구<사진>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가 12일 사회 현안에 돌직구를 날렸다.

마지막 수업에서도 특별한 말을 남기지 않았다는 그는 제자들이 이 교수와의 추억을 쓴 글들을 엮어 증정한 문집과 자신이 직접 찍은 교정 사진으로 제작한 달력만 기념으로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의 발자취를 담기에는 달력으로는 부족하다. 그는 서울대에서의 31년을 포함해 35년간 교수 생활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번잡스럽지 않게 퇴임하고 싶어 정년 기념 논문집을 안 낸 것은 물론 고별강연을 해달라는 학교 측 요청도 고사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미시경제학계의 최고 석학으로 손꼽힌다. 또 여러 사회 이슈가 있을 때 지식인으로서 자신의 견해를 적극적으로 피력해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이날도 대한항공 사태부터 기업인 사면까지 사회 현안에 대해 꼬집었다.

이 교수는 “대한항공 사태는 기업문화가 아직도 (총수 한 명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보부상 자본주의’를 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며 “사주가 주인 행세를 하면서 직원을 하인처럼 대하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갑질’ 논란이 논란거리로 떠오르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는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으려는 사회적 압력을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기업인 사면에 대해서도 사회적 압력을 약화하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기업인도 잘못을 저질렀다면 일반인과 똑같이 처벌해야지,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이유로 풀어준다면 변화에 대한 압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아울러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식 신자유주의에 대한 환상이 너무 크고 특히 규제 완화, 민영화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다”면서 “현 정권은 미국의 신자유주의가 미국 사회를 얼마나 피폐하게 만들었는지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30념 넘게 몸담은 서울대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 교수는 “서울대가 조금 더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입시정책이나 대학교육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러나 입학사정관제 등에서 볼 수 있듯 어느 제도가 과연 공정한 제도인지, 우리 현실에 맞는지 등 진지한 고민 없이 정부 정책을 그대로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요즘 대학생들에 대해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 놀면서 배우는 점도 많다”며 “전공에 치우치지 말고 문학, 역사,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교양을 쌓으면서 건전한 판단력과 양식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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