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총의 映樂한 이야기] 마크 웹의 뮤직비디오 같은 영화 '500일의 썸머'와 OST

입력 2014-12-29 16:32 수정 2015-01-3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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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포스터)

◆ '500일의 썸머'와 마크 웹 감독, 그리고 밴드 스미스

영화 '500일의 썸머'는 지질한 남자 톰(조셉 고든 레빗 분)이 쿨한 여자 썸머(주이 디샤넬 분)를 사랑하며 벌어지는 500일간의 에피소드를 담은 영화다. 다이어리 속 달력을 뒤적이듯 500일이라는 시간을 섞어낸 감독 마크 웹의 독특한 연출법은 개봉 당시 로맨틱 코미디 영화계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후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후 그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차례로 연출하며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감독 반열에 들어서게 된다.

마크 웹 감독은 영화 메가폰을 잡기 이전에 주목받는 뮤직비디오 감독이었다. 그래서인지 '500일의 썸머'는 짜임새 있는 탄탄한 음악구성을 자랑한다. 상황에 맞게 정교하게 재단된 코믹하거나 진지한 음악들은 영화 진행을 윤택하게 해주고, 자칫 시간의 역행으로 산만해질 수 있는 이목의 중심을 잡아준다. 이 밖에도 '500일의 썸머'에 삽입된 음악은 카드 패처럼 뒤섞인 과거와 현재를 매끄럽게 이어주며 톰과 썸머의 연결고리가 돼주기도 한다.

특히 밴드 스미스(The Smiths)의 음악은 '500일의 썸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랑의 심볼이다. 톰과 썸머가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말을 나눌 수 있게 도와준 스미스의 'Please, Please, Please, Let Me Get What I Want'는 '500일의 썸머' OST 중 가장 많이 사랑받은 음악이다. 듣고 있자면 보컬 모리세이(Morrissey)에 대한 감탄이 절로 나온다. 저렇게 구질구질한 노래를 어찌나 덤덤하게 불러대든지.

(사진=영화 스틸컷)

◆ '500일의 썸머' OST와 영화 속 음악 'TIP'

스미스의 음악을 중심으로 '500일의 썸머' OST에는 주옥같은 음악이 많이 들어있다. 따뜻하고 편안한 브릿팝 계열의 음악들을 듣고 있으면 어수룩한 남주인공 톰과 새침한 여주인공 썸머가 떠올라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개인적으로 꼽는 명장면은 밴드 템퍼 트랩의 'Sweet Disposition'이 흘러나오며 톰이 썸머에게 LA 건축물에 대한 설명과 자신의 꿈을 설명하는 장면이다. 여름(썸머)을 보내고 가을(어텀)을 맞는 톰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는 밴드 멈라(Mumm-Ra)의 'She's Got You High'가 흐르는 장면도 상쾌하기 그지없다.

이 밖에도 '500일의 썸머'에는 빼놓지 말아야 할 두 가지 음악 포인트가 있다. 하나는 에타 제임스(Etta James)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케빈 마이클(Kevin Michael)의 끈적끈적한 'At Last'다. 아주 잠깐이지만 특별 출연한 커다란 펑키 헤어스타일의 케빈 마이클을 만나볼 수 있다.

또 하나는 포크 듀오 쉬앤힘(She & Him)의 멤버이자 '500일의 썸머' 여주인공인 주이 디샤넬이 직접 부른 'Sugar Town'이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영화 속 여주인공이 부르는 노래는 사랑스럽다. 영화 '비포 선셋'에서 줄리 델피의 'Waltz For A Night'이 그랬고, 영화 '그녀'에서 스칼렛 요한슨의 'The Moon Song'이 그랬다. '연애소설'에서 손예진의 '내가 찾는 아이'도 빼놓을 수 없다. 영화 속 주이 디샤넬이 "Shoo-Shoo-Shoo"하며 방긋방긋 웃을 때 온 몸이 녹아내린 것은 톰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사진=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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