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총의 映樂한 이야기] 두메산골과 히사이시 조의 만남, '웰컴 투 동막골'

입력 2014-12-1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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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포스터)

◆ '웰컴 투 동막골'의 음악감독 히사이시 조

음악감독 히사이시 조의 음악은 2003년 한국에서 '원령공주'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던 영화 '모노노케 히메'에서 처음 접했다. 그 당시 지브리 스튜디오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와 히사이시 조의 조합은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완벽한 하나의 공식처럼 받아들여졌었다.

이처럼 세계 영화계에서 독보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던 히사이시 조가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 참여하게 된 것은 기적 같은 일이었다. 계기는 정성스런 편지 한 장이었다. 당시 '웰컴 투 동막골'의 프로듀서였던 이은하 씨가 히사이시 조에게 "보수는 적지만 성의와 열의는 세계 어느 영화사에 뒤지지 않는다"며 "작업하기 좋은 환경과 조건을 갖춰놓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고, 이에 감동한 히사이시 조가 '웰컴 투 동막골' 참여를 결정했다.

히사이시 조는 영화마다 걸출한 메인타이틀 곡 하나씩을 히트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례로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는 음악 '人生のメリ-ゴ-ランド(인생의 회전목마)'가 있었고,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에는 음악 'Summer'가 있었다.

'웰컴 투 동막골'의 메인타이틀 곡은 'A Waltz Of Sleigh'다. 이 음악은 영화 속 여러 장면에서 다양한 변주로 사용된다. 특히 능선의 별 밑을 걸어가며 바이올린으로 연주되는 버전과 뻥튀기가 하늘로 날아오르며 흐르는 오르골의 멜로디는 '웰컴 투 동막골' 속의 비현실적인 배경, 색감과 더불어 아름답고 아련한 느낌을 자아낸다.

(사진=영화 스틸컷)
(사진=영화 스틸컷)

◆ 히사이시 조 음악의 특징

히사이시 조의 음악은 기본적으로 클래식에 기반을 둔 뉴에이지 음악이다. 특히 자연을 닮은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마술적인 멜로디 라인은 히사이시 조 음악의 트레이드 마크다. 이런 음악적 특징은 '웰컴 투 동막골'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사실 영화 초반에는 '웰컴 투 동막골'의 한국식 두메산골과 대책없이 떠다니는 히사이시 조의 거대한 오케스트라가 서로 섞이지 못해 어색한 감도 있었다. 그러나 재차 되짚어보면 신비롭고 동양적인 동막골에 이질적인 서양음악이 채워져 이승도 저승도 아닌 제3세계 같은 상징적인 공간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다.

히사이시 조 음악의 특징에는 독특한 텐션도 빼놓을 수 없다. 전작에서 늘 그랬듯 히사이시 조는 텐션을 단지 클래식에 국한된 기승전결이 아닌 영화적 장치의 일환으로 매우 능청스럽게 사용한다. 물론 사전에 영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정교한 감성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이다.

실제 '웰컴 투 동막골'에서 히사이시 조가 부여한 음악적 텐션은 균형과 불균형, 조화와 균열 사이를 나비처럼 위태롭고 아름답게 노닌다. 음악의 맺고 끊음, 포즈와 포인트가 영화의 그것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질 때 비로소 관객들은 영화가 아닌 한편의 장엄한 대서사시를 본 듯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사진=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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