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사우디 “감산 왜 하나? 이것이 시장”...원유시장 패러다임이 바뀐다

입력 2014-12-11 07:29 수정 2014-12-1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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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내년 원유 수요 전망 하향...유가 5년 만에 최저

국제유가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잇따른 수요 감소 전망이 글로벌 경제의 성장 둔화 우려를 키우는 가운데 원유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오는 2015년 원유 수요가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OPEC은 이날 내년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루 2890만 배럴로 예상했다. 이는 기존 전망보다 30만 배럴 감소한 것이다.

이날 공개한 수요 전망치는 지난달 기준 OPEC 12개 회원국의 산유량과 비교하면 115만 배럴 적은 것이다. 이에 따라 원유시장의 과잉공급이 심화하면서 유가의 하락세 역시 지속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OPEC은 지난달 2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각료회의를 갖고 하루 산유량 목표를 기존 3000만 배럴로 유지했다.

쿠웨이트가 아시아 공급가를 낮추기로 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산유량 감축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등 OPEC이 가격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원유시장의 큰 그림이 변하고 있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쿠웨이트석유공사(KPC)는 이날 성명을 통해 내달부터 아시아 공급 가격을 지역 벤치마크에 비해 배럴당 3.95달러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할인폭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 이후 가장 큰 것이다.

니자르 알-아드사니 KPC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OPEC가 산유량과 경제 성장 전망치를 조정하지 않는다면 내년 상반기까지 유가가 배럴당 65달러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OPEC 회원국 중에서 아시아 공급가를 낮춘 국가는 쿠웨이트를 포함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등이다. 이들은 최소 6년 동안 할인된 가격을 유지할 계획이다.

폴 호스넬 스탠다드차타드 상품 리서치 헤드는 “OPEC은 비회원국이 고유가에 의존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비회원국이 입는 손실이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이날 제20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 참석차 방문한 페루 리마에서 기자들과 만나 “왜 산유량을 감축해야 하는가”라며 “이것이 바로 시장이다”라고 강조했다.

아브히세크 데시판디 나티시스 애널리스트는 “사우디의 패러다임 변화는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 모두의 공급 확대에 대한 분노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사우디는 OPEC 비회원국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요 투자기관은 계속해서 유가 전망을 끌어내리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이날 보고서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내년 배럴당 67.5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 80.50달러에서 16% 하향한 것이다.

북해산 브렌트유 전망 역시 배럴당 72.50달러로 18% 내렸다. 도이체방크는 OPEC의 최근 산유량 동결에 주목하고 “원유시장의 전망은 도전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오는 2017년까지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대에서 움직인다면, 정유업계의 자본지출 축소가 심화할 것이라고 도이체방크는 내다봤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WTI는 2.88달러(4.5%) 하락한 배럴당 60.9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장중에는 60.43달러까지 빠졌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4.9% 하락한 배럴당 64.56달러에 거래됐다. 이 역시 5년 만에 최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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