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야쿠르트 아줌마로부터 시작된 김장, 벌써 14년… 27만 가구와 나눠

입력 2014-11-1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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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작은 제안이 사회를 밝게 해주는 마중물이 돼 아주 기뻐요.” 2001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이어진 겨울철 국내 최대 사회공헌활동 ‘사랑의 김장나누기’는 부산의 부산의 야쿠르트 아줌마 이서원(67ㆍ사진)씨의 따뜻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평소 자신의 담당 지역인 부산 남구에 김치도 없이 끼니를 때우는 독거노인이 많다는 점을 안타까워하던 이 씨는 이들에게 집에서 직접 담근 김치를 조금씩 나눠주기 시작했다. 이후 이 씨의 나눔 활동에 관심을 보이는 동료가 한, 둘씩 늘어났고, 이에 이 씨는 부산지점에 김장 봉사를 제안했다.

첫 해인 2001년의 김장 행사는 조촐했다. “부산지점 영업점의 야쿠르트 아줌마 20여명이 모여 김치를 담갔어요. 빨간 고무 대야에 김치를 버무리고 그 김치를 하얀 밥에 얹어 먹는데 얼마나 맛있고 신나던지요. 삶은 고기와 김치를 이웃에 나눠주니 마치 동네잔치라도 벌어진 것 같았어요.”

이 씨가 싹을 틔운 따뜻한 마음은 2004년 이후 전국 6개 주요 도시에서 진행되는 행사로 커졌다. 지금까지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담근 김치는 135만 포기(2087톤)에 달하고, 이 김치를 받은 가구 수는 27만5000가구를 넘어섰다.

14년간 쓰인 배추 135만포기를 한 줄로 이으면(배추 한포기를 30cm 가정) 인천공항에서 제주공항까지 다다르는 405km의 거리가 나온다. 김장양념에 빠질 수 없는 양파(31톤)도 짜장면 18만 그릇을 만들 수 있는 양이 쓰였다.

올해도 어김없이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가 열렸다. 14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야쿠르트 아줌마 1000여 명, 김혁수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주한 외교관, 시민 등 2300여명이 참가했다. 이날 만든 김치의 총량은 절인 배추 200톤(12만 포기)과 양념 50톤을 더해 250톤.

김장 김치는 약 10㎏(5포기 내외)씩 포장돼 독거노인가구 등 2만5000여 가구에 전달될 예정이다.특히 올해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에게 성금과 함께 김치를 전달해 의미를 더할 계획이다.

김혁수 대표는 “사랑의 김장 나누기가 14년간 꾸준히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야쿠르트 아줌마의 마음과 시민의참여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우리 사회가 좀 더 밝고 따뜻해질 수 있도록 나눔이라는 건강한 습관을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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