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써모스코리아 마케팅팀 과장 “아기ㆍ엄마 마음 읽어 만드니 '국민 빨대컵' 등극"

입력 2019-04-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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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한 제품 출시될 때 자식 낳는 느낌

▲김현정 써모스코리아 마케팅팀 과장이 17일 서울시 종로구 써모스코리아 본사에서 ‘푸고’ 제품 개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써모스코리아)
▲김현정 써모스코리아 마케팅팀 과장이 17일 서울시 종로구 써모스코리아 본사에서 ‘푸고’ 제품 개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써모스코리아)

15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보온병 브랜드 써모스의 한국 지사는 2013년 11월 한국 시장만을 공략한 제품을 선보였다. 유아용 진공단열 스테인리스 보틀 ‘푸고(Foogo)’가 그 주인공이다.

푸고 프리미엄 시리즈는 본격적인 인기 제품 반열에 올라와 있다. 실제 유아용 ‘국민 빨대컵’으로 불릴 정도로 부모들 사이에서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에서 개발, 출시한 푸고를 오히려 본사인 일본에서 눈독을 들일 정도다. 이 제품을 기획ㆍ개발한 김현정(43) 써모스코리아 마케팅팀 상품기획 과장을 17일 서울 종로구 써모스코리아 본사에서 만났다.

김 과장은 푸고 프리미엄 개발에 꼬박 1년 반, 시장조사를 포함하면 2년을 썼다. 기존 제품들이 10개월~1년 정도 시간을 거쳐 나오는 것과 비교해 상당한 공을 들인 셈이다. 그의 노고에 보답하듯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푸고 프리미엄 시리즈 내에서 마개 호환이 되고, 아이 월령이나 음용 습관에 맞춰 빨대, 텀블러로 사용할 수 있는 점이 부모들을 잡아끌었다. 푸고 전체 시리즈의 출하 규모는 연평균 약 22만 개에 달한다. 김 과장은 “평소 물을 잘 먹지 않았던 아이들도 푸고에 넣어 주면 잘 마신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115년의 기술을 토대로 국내 시장과 한국 부모들의 니즈를 철저히 반영해 개발한 제품”이라고 푸고를 설명했다. 판매처별로 가격은 다르지만, 푸고 프리미엄 시리즈 중 빨대컵의 백화점가가 5만4000원인 것을 고려하면 확실히 가격 이점은 적다. 그런데도 ‘국민 빨대컵’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기술력이 주효했다. 스테인리스 보틀이다보니 내용물이 안 보일 수밖에 없는데 이 같은 불편을 개선하고자 뚜껑을 열면 빨대가 나오고, 투명한 액체가 비치도록 만들었다.

김 과장은 “중국에서 들어오는 카피 제품이 저렴한 가격만으로 경쟁해왔기 때문에 차별화가 필요했다”며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자 사용자인 아기, 어린이뿐 아니라 부모의 마음을 반영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푸고 프리미엄 시리즈는 파스텔 색감이 눈길을 끈다. 이전까지 유아용 보틀이 선명한 색감을 나타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김 과장은 “시장조사 때 흰색 선호도가 높았고 이를 반영해 파스텔 컬러로 출시하게 됐다”며 “색깔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이었고, 타사 경쟁 제품들도 파스텔 컬러로 나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을 포함한 써모스그룹의 글로벌 지사에서는 푸고 제품을 취급하고 싶다는 연락이 오고 있다. 그러나 써모스코리아는 현재까지 해외에서 팔 계획이 없다. 김 과장은 “처음부터 한국 전용 모델로 출시됐고, 계속 그 점을 특화해 가는 부분이 중요해서 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품 개발 업무에 뛰어든 지 8년이 된 김 씨는 종종 벽에 부딪힐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기술자가 아닌 기획자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한계를 만나곤 한다”고 했다. 일례로 빨대 부분 옆에 작은 구멍을 내야 하는데 이 때문에 거꾸로 엎으면 소량의 물이 나온다. 그 구멍이 없으면 빨대로 음료가 빨리지 않는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 팩 주스나 두유 팩을 빨대 꼽아 마실 때 팩이 쭈그러지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내부에 공기가 안 들어가서다. 김 과장은 “‘이런 기술은 안돼요’라는 말을 들어야 할 때 가장 고민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고된 만큼 보람도 크다고 강조했다. 기획해서 만든 제품이 출시될 때 자식을 낳는 느낌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자식 칭찬만큼 부모를 즐겁게 하는 일이 있나 싶다”며 “그럴 때 이 일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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