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권용철 ‘우리 몸은 아직 원시시대’

입력 2017-05-0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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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의학자가 말하는 건강법

“우리 몸은 아직 원시시대이다.” 이 한 문장에 건강 유지를 위한 비밀이 들어 있다. “우리 마음 또한 원시시대에 잘 적응한 채 남아 있다”라는 문장에는 사회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 들어 있다. 현대인들은 아침마다 넥타이를 매고 출근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장구한 세월 동안 자연에 적응한 결과물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권용철의 ‘우리 몸은 아직 원시시대’는 진화의학자이자 의학박사의 건강유지법이 담긴 책이다. 비슷한 부류 책들과의 뚜렷한 차이점은 인간의 몸을 오랜 세월 환경 변화에 적응해 온 일종의 유기체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채식 열풍, 특정 음식 열풍 등 건강 관련 유행들은 생겼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유행에 휘둘리지 않고 인간의 몸을 이해하고 그것에 적합한 건강법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귀한 책이다. △장내 세균과 면역 그리고 노화 이해하기 △체온 조절의 중요성 △올바른 다이어트 방법 △크고 작은 마음의 문제들 등 독자들은 목차를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체온이 1도 떨어지면 면역력은 30% 감소하며, 체온이 1도 올라가면 면역력은 5배 증가한다. 그래서 건강과 관련된 다수의 책들은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 따뜻한 물이나 차를 자주 마실 것을 권한다. 저자는 그 이유를 인간이 환경에 적응한 결과물로 해석한다. “포유류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불이익이 있는 와중에도 일정 체온을 유지해 밤에도 활동할 수 있었고, 그것이 먹이 활동을 통해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 여전히 우리의 몸은 원시생활을 할 때 맞춰진 체온 조절 유전자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체온과 관련한 여러가지 편견을 피해 갈 수 있다. 저자는 체온을 0.1~0.3도 올리는 것만으로도 거의 모든 병의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잠과 저녁의 과식과 관련된 중요한 사실이 있다. 우리 몸에는 잘못된 유전자를 수정·교정하는 효소가 있는데, 바로 시르투인이라 불리는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이 가장 왕성하게 생성되는 조건을 이해할 수 있다면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다양한 병을 예방할 수 있다. 잠을 잘 때와 배가 고플 때 시르투인은 왕성하게 활동한다. 건강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저자는 늘 강조한다. “저녁을 적게 먹고, 배고픈 상태에서 잠을 충분히 자는 것만으로도 노화를 획기적으로 늦추고 암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당장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청결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현대인들을 위한 위생에 관한 조언은 익히 들어왔던 것이다. 요즘 아이들이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 아토피에 시달리는 것은 너무 깨끗한 환경 때문에 면역계가 교란되어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한다. 세균을 접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면역계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동서독의 비교 연구는 매우 흥미롭다. 소득 수준이 낮고 위생 환경이 열악한 동독보다 서독 아이들이 병을 더 안고 살았다. 흥미로운 일은 위생이 좋아지면서 강력한 균들만 살아남는 역설이 발생한다. 온건한 균들은 거의 사라지고 온건한 면역계가 설 자리가 없게 된 점을 이해해야 한다. “자연계에서 유해한 병원성 균은 극소수이다. 따라서 대다수는 인체에 유익하거나 혹은 유익하지도 해롭지도 않은 균들이다.” 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건강법을 다룬,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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