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치킨점, 소비자 기호 패턴 알아야 성공

입력 2006-09-2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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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튀김치킨에서 양념, 찜닭, 불닭, 웰빙 등으로 진화

치킨 사업은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창업 아이템으로 어느 업종보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특히 최근에는 수년간 인기를 끌어온 불닭이나 찜닭같은 선도 아이템이 등장하지 않으면서 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며 창업아이템의 순환주기가 짧아지면서 치킨메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창업 전문가들에 따르면 치킨사업의 역사는 약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동안 닭요리는 서민음식의 대명사로 분류되면서 국민 1인당 육류소비량 중 돼지고기 소비와도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우리 생활과 밀접하다.

강산이 세 번 바뀐다는 30년의 세월 동안 닭 요리와 관련된 무수한 아이템의 흥망성쇠가 있었던 치킨시장을 우리 경제역사와 관련해 되짚어봤다.

◆ 치킨 시장의 신세계였던 양념치킨

치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프라이드 치킨'이다.

70년대 후반에 국내에 본격 소개된 KFC와 림스치킨은 튀김 통닭의 대중화를 이끌어내면서 기존의 단순한 프라이드 치킨과 백숙 요리에서 진일보했다.

이후 80년대 중반에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소비시장도 다각화됐다.

소비자들의 입맛도 점점 변화를 보이기 시작할 무렵 등장한 아이템이 바로 양념치킨이다.

특히 이 시기에 국내 최초의 양념치킨 분야를 개척한 ▲페리카나 ▲처갓집 ▲이서방 등의 브랜드들은 어린이들을 비롯해 여성층으로부터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은 "프로야구나 축구 등 프로 스포츠가 도입되면서 야외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고 매콤 달콤하고 자극적인 맛이 치킨시장의 확대를 불러온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 고단백·저칼로리 기능성 치킨 등장

이후 90년대로 접어들면서 프라이드 치킨과 양념치킨으로 양분되던 치킨시장에 전기 바베큐 치킨이 새롭게 가세했다.

기름을 사용하지 않은 저칼로리 치킨으로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기피했던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받았다.

특히 손에 양념이나 기름기가 묻지 않는다는 장점이 돋보여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같은 기능성 치킨의 유행은 숯불 바베큐치킨으로 이어졌다.

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기능을 강화한 건강 개념의 치킨이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DHA 에디슨치킨', '비타민 치킨'처럼 제품 브랜드를 자사 브랜드 이름과 동일하게 지으면서 주로 치킨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의 주요 고객층으로 겨냥해 만들어졌다.

창업 전문가들은 "그들의 마케팅 공략 대상은 주로 여성, 특히 주부인 점을 공략했다"며 "자녀를 가진 부모라면 자녀들의 먹거리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교육열이 유난히 높은 우리나라에서 자녀들에 대한 건강과 교육은 특별하기 때문에 자녀들의 두뇌발달에 좋다는 DHA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이같은 건강 아이템은 치킨 뿐만 아니라 참치 등 거의 모든 음식분야에서 강조되기도 했다.

◆ IMF 이후, 식사 겸용 찜닭 등장

1997년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맞고 경제는 급속도로 위축됐다.

국가경제상황이 위축되다 보니 각 가정은 가계지출을 줄여 외식산업은 일제히 위기에 봉착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외식을 하더라도 식사와 주류 등 모든 것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게 되면서 새롭게 등장한 아이템이 바로 찜닭이다.

'안동찜닭'으로 대변되는 찜닭은 닭을 간식이나 간단한 술안주로 생각하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식사의 개념으로 닭 요리를 확대시켰다.

찜닭은 치킨을 먹은 후 남아있는 국물과 야채에 밥을 비벼먹을 수 있어서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로부터 상대적인 포만감과 만족감을 안겨주는 역할을 하며 수년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 직장 스트레스를 매운 불닭으로 날리자

IMF 이후 명예퇴직 등의 기업 구조조정과 취업난으로 국민들의 생활에는 어려움이 더해지고 얼굴에는 주름이 늘어났다.

또 실업률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신용불량자들도 늘어나면서 직장과 사회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이 때 많은 이들의 입맛을 자극하고 발길을 잡은 아이템이 바로 불닭이다.

2000년대 초반 불닭은 매운 맛을 강조하면서 특히 직장인들과 젊은층으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상헌 소장은 "매운 맛은 혀가 느끼는 감각 중에서 시고 쓰고 짠 미각과 달리 통증을 느끼는 '통각'에 속한다"며 "사람의 신체는 매운 음식을 먹으면 통증에 대응하기 위해 자연 진통제인 엔도르핀이 분비되는데 이를 통해 우울함과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불닭의 인기는 최근까지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으며 프랜차이즈 업체가 아닌 길거리 음식으로도 널리 인기를 끌고 있다.

◆ 치킨 시장도 가격파괴와 웰빙 열풍

2003년부터 불기 시작한 가격파괴 열풍은 치킨시장도 비켜가지 않았다.

'오마이치킨'은 한 마리에 통상 1만원대이던 프라이드치킨 가격을 절반 수준인 한 마리에 5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했다. 배달 중심으로 이뤄지던 프라이드 치킨 시장에서 테이크아웃 개념을 도입하기도 했다.

오마이치킨의 성공적인 런칭 이후 '하프앤드'를 비롯한 수많은 저가 치킨 브랜드들이 등장했다.

또 웰빙을 표방한 치킨브랜드들이 등장하면서 치킨시장은 저가와 웰빙으로 양분되는 현상을 보였다.

BBQ 치킨을 비롯해 ▲네네치킨 ▲닭스 ▲치킨매니아 등의 브랜드들은 치킨에 입히는 옷에 올리브나 다른 건강재료를 첨가하면서 소위 웰빙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기업들은 신상품을 출시하기 전에 사회의 트렌드를 예측하거나 트렌드에 어울리는지를 따져 본다.

이는 창업시장도 예외는 아니어서 하나의 상품(아이템이나 업종)을 선택하기 전에 그 상품이 소비자에게 인기가 있을지, 잘 팔릴지를 예측한 후 상품이나 아이템 등 업종을 결정하고 마케팅을 하고 있다.

이상헌 소장은 "소비자의 기호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가장 대중적인 창업 아이템인 치킨시장은 또 다른 변화를 꾀할 것이다"며 "따라서 치킨 시장에 뛰어들고자 하는 예비 창업자들은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른 소비자의 반응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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