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 살 깎는 베끼기 언제까지 -이다람 산업부 기자

입력 2014-09-1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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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이 ‘국내 최초 팬시ㆍ리빙 SPA’라며 야심차게 내놓는 브랜드 ‘버터’. 저렴한 가격에 트렌디한 인테리어 제품을 만날 수 있는 한국판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 ‘투데이즈스페셜’을 기대했다. 이케아를 비롯해 H&M홈, 자라홈 등 리빙 공룡이 줄줄이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는 상황인 만큼 내심 응원하는 마음이 더 컸다.

그러나 공개된 일부 이미지를 보고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다른 의미의 한국판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 한국판 투데이즈스페셜이었기 때문이다. 콧수염 모양은 플라잉코펜하겐을, 타이프 디자인은 투데이즈스페셜을 그대로 베꼈다. 심지어 포장하는 끈까지도 투데이즈스페셜과 차이점을 찾을 수 없었다.

물론 버터만의 얘기는 아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선보인 홈퍼니싱 브랜드 ‘자주’ 가로수길 매장은 일본 ‘무인양품’ 매장과 헷갈릴 정도다. 심지어 원래 브랜드명 ‘자연주의’를 굳이 자주로 줄인 것조차 무인양품을 줄인 ‘무지’를 연상시킨다.

내로라하는 국내 의류 브랜드들이 명품 브랜드를 카피캣하거나, 프랜차이즈업계에서 너도나도 유행 아이템만을 좇는 분위기는 새삼스럽지 않다. 비판이 이어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변화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똑같다. 디자인 아이디어가 곧 경쟁력인 리빙 시장에서도 같은 모습만을 봐야 하는 걸까.

베끼기 논란 중심에 섰던 업체 관계자는 “베끼기라는 표현보다 트렌드를 반영했다고 봐 달라”며 “뛰어난 디자인을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가)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그의 목소리 뒤로 하멜른의 피리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피리 소리는 달콤하지만, 피리부는 사나이를 따라간 아이들은 모두 사라지고 만다.

피리 소리를 똑같이 따라가는 대신 새로운 노래를 불러 줄, 우리 디자이너들과 기업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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