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ㆍ김기덕 그리고 김한민, 스타 감독들의 제작자 변신…왜?

입력 2014-08-28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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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 김한민 감독(위)-'설국열차' 봉준호 감독(사진 = CJ엔터테인먼트)

관객 1600만명을 동원하며 흥행영화 1위를 차지한 ‘명량’의 김한민 감독은 제작사 대표이기도 하다. 영화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를 연출하며 흥행승부사이자 천재 감독으로 불린 봉준호 감독은 지난 13일 개봉한 영화 ‘해무’의 제작자로 변신했다. ‘나쁜 남자’, ‘사마리아’ 등 문제작들의 연출자이자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의 주인공 김기덕 감독은 신연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배우는 배우다’의 제작자로 나서 관심을 모았다. ‘올드보이’로 세계적 거장 반열에 오른 박찬욱 감독 역시 ‘설국열차’의 제작자로 봉준호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로 평단의 호평을 받은 윤종빈 감독은 최근작 ‘군도: 민란의 시대’의 메가폰을 잡은 동시에 제작자로 나섰다.

유명 감독들이 제작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은 비단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1000만 영화 ‘실미도’의 강우석 감독은 1993년 강우석프로덕션을 설립해 ‘모던보이’, ‘신기전’, ‘백야행’을 제작했다. ‘쉬리’의 강제규 감독 역시 1998년 강제규필름을 통해 ‘안녕, 형아’, ‘마이웨이’ 등의 제작에 나섰다. 1000만 영화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도 ‘스파이’, ‘7광구’, ‘퀵’ 등 인기작들을 통해 제작자로 변신한 대표적 인물이다. 감독들의 제작자로의 변신의 증가에 대해 김진성 영화평론가는 “감독들이 전작의 성공으로 스타 감독 반열에 오르면 제작사 도움 없이 캐스팅, 펀딩이 가능하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토대가 갖춰진다. 좀 더 자유롭게 연출에 나설 수 있고 경제적 수익도 보장된다”고 말했다.

감독이 영화사 대표의 지시를 받는 제작 환경도 이들을 제작 전면에 나서게 한 결정적 이유가 됐다. 감독은 흥행을 포함해 영화 제작 과정에 있어 모든 책임을 지지만 권한은 없다. 흥행 수익 배분에 있어서도 ‘을’의 위치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재주는 ‘감독’이 부리고 ‘돈’은 영화사와 극장이 가져가는 것이었다. 유명 감독이 스타와 동일한 반열에 오르는 영화계에서 이들이 제작에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명량’의 김한민 감독이 영화사 대표를 겸해 제작에 나섰고, 그 결과 100억 가량의 수익을 얻은 점이 대표적 예다.

봉준호 감독은 ‘설국열차’가 420억원의 제작비로 화제를 모으자 “2000억원의 제작비로 작품을 만든 감독도 ‘100억만 더 있었으면...’이란 생각을 한다. 절제도 절제지만 절제당한 것도 있다. ‘설국열차’는 체감적으로 가장 허리띠를 졸라맨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감독이 제작자로 나설 수밖에 없는 속사정에는 제작비에 구애받지 않고 훌륭한 작품을 찍고 싶다는 감독으로서의 열망도 담겨 있다. 김상호 영화평론가는 “감독이 시나리오를 작성한다고 해도 제작사가 동의하지 않으면 작품이 될 수 없다. 실험적 정신이 반영된 작품은 꺼리는 것이 사실이다. 감독이 제작자로 나선 이유는 제작비 걱정 없이 다양한 장르에 대한 도전을 원하는 열망과 경제적 이득을 통한 역량 확대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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