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 비율은 기업의 자산규모와 경영성과 등이 얼마나 증대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총자산증가율과 매출액증가율, 이익증가율 등을 들 수 있다. 특정 기업의 외형이나 성장률이 높다는 것은 동일 산업 내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한국은행이 국내 상장사 1541개와 각 업종 대표 비상장사 164개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영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의 평균 자산증가율은 3.2%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5.0%와 비교해 1.8%포인트가 낮아진 수치다. 지난 2010년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매출액증가율도 지난해 0.7%로 사실상 성장이 멈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국내 대표 그룹별 성장성 지표도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산이 줄어든 그룹이 늘고 있다 = 이투데이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자료를 통해 국내 30대그룹별 성장성 지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평균 총자산증가율은 5%로 4년 전과 비교해 12%포인트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2010년 17%에서 2011년 16%로 줄기 시작해 2012년에는 6%로 한 자릿수로 추락했다. 매출액증가율도 지난해 사실상 제자리 성장에 머물렀다. 2010년 22%로 고공행진을 보였지만 2011년 16%, 2012년 5%로 급락했다.
문제는 역성장세로 돌아선 그룹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1년까지만 해도 국내 30대그룹 중 자산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보인 곳은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일했다. 사실상 정상적인 영업을 하는 30대그룹 중에서는 자산이 줄어든 곳이 없었던 셈이다. 그러나 2012년에는 두산그룹과 대우조선해양, S-OIL, 동국제강 등 4개 그룹의 자산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7개 그룹이 역성장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증가율이 5% 미만에 불과해 제자리 성장에 멈춘 기업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대우조선해양을 제외하고 모든 그룹이 5% 이상의 매출액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5%미만의 성장률에 그친 그룹은 21곳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곳 중 7곳이 이렇다 하게 자산을 늘리지 못한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을 외형적인 성장을 위해 투자하지 않고 불경기 등에 따른 재무적인 내실화를 위해 부채 상환 등에 주력했던 경향도 총자산증가율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출증가율도 적신호 = 최근 3년간 국내 30대그룹 성장성 지표에 나타난 신호 중 하나는 매출액이 줄어드는 그룹이 늘고 있는 가운데 순이익 규모가 급격히 감소했다는 점이다.
국내 30대그룹 매출총액은 지난 2010년 사상 최초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당해 매출총액은 전년보다 22%가 늘어나면서 1119조430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에도 16%가 늘어나면서 1294조821억원을 기록해 높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2012년에 접어들어 매출액증가율이 5%로 급격히 줄었다. 지난해에는 2%에 불과했다.
30대그룹 중 18곳의 매출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2010년 2곳, 2011년 3곳, 2012년 8곳 등 최근 3년 새 매출이 역성장세로 돌아선 그룹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그룹과 두산그룹 등 5개 그룹은 최근 2년간 매출액증가율이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보였다.
매출액증가율의 급격한 둔화세는 순이익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09년 국내 30대그룹의 순이익 총액은 48조4660억원에 불과했다가 이듬해 78조1800억원으로 61%가 급증했다. 하지만 2011년 66조원대로 줄어들더니 2012년 64조5300억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51조8500여억원으로 5년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한편 매출액증가율은 성장성의 분석에 사용되는 일반적인 지표로 기준연도 매출액에 대한 비교연도 매출액의 증가율을 말한다. 이에 따라 매출액증가율은 그룹 주력 사업에 대한 시장점유율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성장성 지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