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업체도 '깜깜이 청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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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분양시장이 극도의 침체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정식 청약 일정을 '쥐도 새도 모르게' 해치우는 이른바 '깜깜이 청약'이 드디어 수도권, 그것도 서울 근교 대도시 분양에서도 나타났다.

'깜깡이 청약'이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명시돼 있는 주택청약 1,2,3순위 일정을 별다른 홍보없이 하루 만에 마쳐 미분양을 유도한 뒤 곧장 청약통장 없는 무순위 분양으로 넘어가는 분양 행태를 말한다. 즉 건설사들이 미분양이 예상되는 사업장에서 홍보비용을 아끼고 곧장 타겟 마케팅으로 넘어가기 위해 사용하는 수법이다.

◇깜깜이청약 미분양 예상지역서 성행 = 분양 업체들이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피하는 편법인 깜깜이 청약을 사용하는 이유는 어차피 미분양이 예상되는 상태에서 청약일정에 소요되는 마케팅 자금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 수도권에서 깜깜이 청약을 치른 한 업체 관계자는 "정상적인 청약 일정을 소화하려면 최소 5일이 필요하고 마케팅 비용만 상당히 들어가기 마련" 이라며 "미분양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차라리 일찍 선착순 청약을 치르는 것이 보다 마케팅 차원에서 유리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비인기지역에서 건설사들이 풍부한 자금은 안고 사업을 추진할 경우 초기자금 압박도 없는 만큼 이 같은 깜깜이 청약은 비일비재하게 사용되고 있다.

깜깜이청약은 주로 지방 분양시장에서 많이 나타난다. 지방분양시장의 경우 실제로 청약통장을 가진 청약자가 거의 없는데다 청약 순위에서 마감이 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이같이 깜깜이청약은 분양시장이 위축돼가는 지난 2004년 이후 심심치 않게 눈에 띠고 있다.

이러한 깜깜이 청약이 최근 수도권 분양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깜깜이 청약의 원조는 지난해 7월 성원건설이 고양시 토당동에 분양한 주상복합이 원조다. 이어 동문건설도 지난해 10월 화성시 봉담지구에 442세대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이 같은 깜깜이 청약 전략을 사용한 바 있다.

◇업계 9위 대형건설사도 깜깜이 청약 = 최근 분양한 고양시 행신동에 SK건설이 공급한 행신SK뷰 3차도 깜깜이 청약을 그대로 사용했다. 25, 34, 40, 45평형 전체 547세대가 공급되는 이 아파트는 지난달 25일 하루 만에 1, 2, 3순위 청약을 모두 해치우고 곧바로 미분양 상태로 돌입, 통장이 없는 수요자들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돌입했다. 이 단지는 모델하우스도 청약 나흘 전인 21일 개관한 전형적인 깜깜이 청약 사업장이다.

평당 1490만원에 이르는 고분양가를 책정했던 행신 SK뷰 3차는 '조용히' 치른 청약 일정에서 예상대로 대량 미분양 사태를 맞았지만 이후 대대적인 신문광고, 전단지 배포, 홍보인력 배치 등을 통해 타겟 마케팅을 실시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SK건설이 시공을 맡고 대명종합건설이 시행하는 이 아파트는 초기 자금이 탄탄한 만큼 입주 때까지 분양을 마감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상태. 평당 988만~1680만원에 이르는 높은 분양가는 입주 시기인 3년여 후에 형성될 프리미엄까지 내다본 전략인 셈이다.

하지만 이같은 업체들의 편법사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커진다. 한 부동산정보업체 관계자는 "지방과 달리 수도권, 특히 90여 만의 인구가 밀집한 고양시의 경우 굳이 깜깜이 청약을 할 필요가 없는 곳"이라며 "고분양가를 책정한 후 의도적으로 깜깜이 청약을 실시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간 깜깜이 청약은 주로 중소형 업체들이 해왔지만 이번 고양 행신 SK뷰 3차의 경우 올해 시평 9위인 SK건설이라는 대형업체가 주도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SK건설 측은 이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 SK건설 관계자는 "SK건설은 이번 사업에 대해 단순 도급 만을 맡고 있어 청약방식과 일정에 대해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았다"라고 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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