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대중문화 강타] 중독성 강한 촌티·싼티 ‘1:99 사회’의 카타르시스

입력 2014-07-0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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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주제·볼거리 대중 쉽게 이해… 승자독식 사회 비주류의 희로애락

잘 생기고 멋있는 스타들이 주름잡던 시대는 갔다. 이제는 다방면에 능력을 보이는 개성 만점 연예인들이 우리 문화를 주도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다양성이 확보된 연예계는 더 이상 정해진 ‘성공 공식’을 갖지 않는다. ‘병맛’ 코드로 의아함을 자아내는 연예인들이 인기를 끄는가 하면, 비주류 아이콘으로 제외됐을 문화 현상들이 당당히 고개를 들고 있다.

영화, 드라마, 예능 등 각 분야에서 B급 코드가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B급 코드는 주류에서 벗어난 하위문화로 기존 틀을 과감히 깨고 주류에서 벗어난 것을 의미한다. 마니아층이 이 같은 현상을 뒷받침한다. 김진호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 ‘촌티’, ‘싼티’로 대변되며 철저히 외면 받은 B급 코드가 국내 대중문화에 있어 하나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가벼운 주제와 볼거리로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고 평가했다.

최근 “의리!”를 외치며 광고계 블루칩으로 거듭난 김보성은 B급 코드의 대표주자이다. 언어유희적 ‘의리’ 열풍은 광고계는 물론이고 방송가를 주름 잡으며 시대를 풍미하고 있다. 우격다짐으로 짜장면을 밀어넣는 1000만 배우 류승룡의 ‘배달의 민족’ CF와 “싸다”를 외치는 이승기·이서진의 소셜커머스 광고 역시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가요계에는 가수 싸이가 B급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강남스타일’로 시작된 싸이의 반란은 ‘젠틀맨’, ‘행오버’로 이어지며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처음 싸이의 등장에 “저게 뭐야?”라며 생소해하던 대중은 이제 싸이의 음악만 들으면 흥을 느끼며 춤을 춘다. 그의 뮤직비디오는 B급 문화가 지배하고 있는 현 대중문화의 단면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오렌지 캬라멜이 보여준 노래하고 춤추는 핀업걸 이미지의 ‘아이돌 키치’ 역시 주목받고 있다. 2012년 데뷔한 크레용팝은 ‘빠빠빠’로 행사의 아이콘이 됐다. 대기업 등 주류 사회일 경우 유독 크레용팝을 더 선호했다는 것은 B급 문화 열풍을 설명할 수 있는 재밌는 현상이다.

tvN ‘SNL 코리아’, JTBC ‘썰전-독한 혀들의 전쟁’ ‘마녀사냥’, MBC ‘라디오스타’는 B급 코드를 더해 주류로 올라섰다. MBC ‘무한도전’과 KBS 2TV ‘개그콘서트’ 역시 주류 현상에 반기를 들고 장수 프로그램의 타이틀을 얻은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B급 문화 대한민국을 습격하다’의 저자 이형석 평론가는 “정치권에서 보여준 각종 병폐와 폐단에 일침을 가하는 골방 토크 ‘나는 꼼수다’와 대중문화를 독하게 썰어준다며 신드롬을 일으킨 ‘썰전’ 등 비주류 사회 현상들이 대중을 사로잡았다”며 “B급 문화는 우리 사회의 소외된 욕망의 목소리, 1% 승자 독식의 사회에서 나머지 99%의 희로애락을 담아냄으로써 변화와 개혁의 열망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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