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준의 ‘Fxxk U’, 권리와 의무 사이 [최두선의 나비효과]

입력 2014-06-30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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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준(사진 = 뉴시스)

“공인으로서 변명할 여지없이 적절치 못한 모습을 보여드렸다. 신중치 못한 행동으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

배우 김민준(38)이 사과했다. 공항 출국 전 취재진에게 적나라한 ‘손가락 욕’을 선보인 그였다. 엄밀히 말하면 욕설 후 해외로 출국한 김민준이 아니라 그의 소속사가 항간의 논란을 수습한 것으로 보인다. 김민준은 무엇이 그렇게 불쾌하고 화가 나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 올린 것일까.

연예인을 공인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논쟁은 끊임없이 계속돼 왔다. 지금도 의견은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연예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근거로 공인에 가깝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배우, 가수, 코미디언도 하나의 직업일 뿐이란 냉철한 의견도 일리는 있다.

김민준은 자신을 공인으로 보는 시선에 유독 민감해했다. 그만큼 기성 언론에 대한 불편함을 자주 표출했다. 그는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다. 공인은 나라를 위해 일하고 나라의 녹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자신의 트위터를 기사화한 언론을 ‘하이에나’라고 폄하했다. 또 자신을 ‘서브남주’(서브 남자 주연배우)라고 지칭한 기사 문구에 격분하며 욕설을 한 사건은 아직도 언론에 대한 김민준의 평소 생각을 알 수 있는 단편적인 사례이다.

이런 점을 볼 때 김민준은 자신의 손가락 욕도 자신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언론에 대한 정당방위로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김민준이 원치 않았던 촬영을 강행했던 언론에 대한 비판 여론도 존재한다. 사생활에 대한 지나친 취재 열기가 김민준의 손가락 욕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 욕을 한 김민준의 행동이 용인될 수 있을까. 폭력이 어떤 식으로든 용납될 수 없듯 김민준의 손가락 욕도 마찬가지다. 하루가 멀다 하고 데이트에 나선 연예인들의 열애 사실이 적나라하게 폭로되는 시대이다. 공항에 나온 유명 연예인의 일상적 모습을 취재하는 것이 사생활 침해이기 때문에 가운데 손가락을 들었다는 변명은 지극히 이기적이고 저급한 발상이다.

더욱이 ‘공항패션’은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정착한 트렌드이다. ‘한류’의 바람을 타고 수많은 연예인들이 공항에서 팬과 만나고 자신의 매력을 어필한다. 기업들은 공항패션을 통해 경제적 효과를 얻기 위해 뛰어들고, 연예인은 아이템을 착용하는 것만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린다. 허름한 옷차림부터, 명품 백까지 어느 것 하나 경제적 논리가 작용하지 않는 법이 없다. 이는 스타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사랑으로 인해 발생하는 또 다른 특권이다.

무엇보다 김민준은 인기 배우이다. 그렇다면 대중에 의해 존재한다. 자신의 부와 명예를 위해 일한다며 상관 말라고 주장하지만 그 부와 명예가 대중에 의해 나온다. 그리고 대중과 소통하는 창구는 언론이다. 카메라에 손가락 욕을 날린 그의 행동은 권리는 있고 의무는 없는 충동적 실수였다. 거창하게 권리와 의무를 따질 필요도 없다. 공공장소에서 몰지각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발상은 참으로 유치한 행태 아닌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으로 실제 커플이 된 앤드류 가필드(31)와 엠마 스톤(26)은 매일 데이트 하는 장면이 현지 파파라치에 의해 보도된다. 이들이 선택한 것은 손가락 욕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평소처럼 자신들을 사생활을 찍고 있는 카메라를 발견하자 특별한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어 올렸다. 여기에는 “우리는 식사 중에 파파라치들이 밖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렇게 관심 받을 기회를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 단체에게 주는 건 어떨까? 좋은 하루 보내라”라는 문구와 함께 WWO(세계고아지원재단), GILDA'S CLUB(암환자 지원 기관)의 사이트 주소가 적혀있었다. 이들 커플은 자신들이 후원하고 있는 단체를 파파라치를 통해 적극 홍보하는 재치를 발휘했던 것이다. 가운데 손가락을 올린 김민준과는 그야말로 극과 극의 행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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