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패키지매각 무산] “알짜 내놨는데...” 속타는 김준기

입력 2014-06-2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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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와 수의계약 실사 길어지며 가격 급락… 결국 채권단 손으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자구책을 발표할 때만 해도 올해 상반기 중 가시적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컬러강판 시장 2위인 동부인천스틸(동부제철 인천공장), 석탄화력발전사업권을 가진 동부발전당진과 같은 알짜 매물을 내놓은 만큼 시장의 반응은 빠르게 올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동부그룹에 따르면 올해 3월 초 중국의 바오산, 우한, 안산, 수도, 샤오걍그룹과 대만의 차이나스틸 등이 동부인천스틸의 인수 의향을 그룹에 전달했다. 동부인천스틸이 경쟁 입찰을 통해 제값을 받고 매각될 것이란 김 회장의 기대는 커졌다. 동부발전당진은 국내 업체에서도 입질이 왔다.

그러나 KDB산업은행의 뜻은 달랐다. ‘속도전’을 중시한 산은은 경쟁 입찰보다는 포스코와의 수의 계약을 추진했다. 동부는 재차 경쟁 입찰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포스코가 실사에 들어간 이후에도 동부그룹은 답답하기가 이전과 마찬가지였다. 포스코는 4월 말부터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의 실사를 진행했지만 2개월 동안 “검토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 회장은 속이 까맣게 타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언론을 통해서는 이들 패키지 자산의 매각 가격이 자꾸만 떨어졌다. 동부그룹은 패키지 자산의 매각 가격을 최소 1조5000억원이 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1조원대로 평가했고 이후 5000억원에 거래될 것이란 소문도 시장에 흘러나왔다.

김 회장은 이들 자산이 제대로 평가받기를 원했다. 그는 지난 5월 10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과 만났을 때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자리에는 김 회장의 동향인 최연희 동부그룹 건설 디벨로퍼부문·농업 바이오부문 회장(전 한나라당 의원)이 함께했다.

김 회장은 그룹이 구조조정에 들어가자 어릴 적부터 친분이 두터운 최 회장을 지난 4월 영입했다.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을 본궤도에 올리기 위해 여러 인맥을 동원할 만큼 김 회장은 절실했다. 김 회장은 노력했지만 포스코는 동부 패키지 자산을 인수하지 않기로 24일 결정했다.

누굴 원망할까. 원망보다는 “(동부그룹 구조조정을) 믿어 달라”고 밝힌 김 회장에게는 여전히 과거보다 미래가 중요하다.

동부그룹 홍보실도 외부에 공식 입장을 밝히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 “할 말은 많지만…”이라며 말꼬리를 흐린 이들은 이제 자율협약을 통해 이전보다 강도가 센 구조조정 궤도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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