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빛에 대한 탐구

입력 2014-06-2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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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빛의 물리학’

내비게이션은 우리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렇게 작은 물건이 어떻게 어디를 가나 현재 위치를 척척 알려 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진 분들이 더러 있을 것이다. GPS(범지구위치결정시스템)는 인공위성에서 나온 빛으로 우리의 위치를 측정하는데, 위성에서 나오는 빛의 속도가 항상 일정하다는 원리를 활용하고 있다. 빛의 속도는 초속으로 약 30만 킬로미터나 된다. 이처럼 명백한 과학적 진실도 긴 탐구의 과정을 거쳐 확립되었다.

이 책의 키워드는 빛이다. 빛에 대한 물리학의 역사를 다룬 EBS 다큐프라임 6부작을 한 권으로 엮은 작품이다. 역사상 가장 걸출한 과학자로 꼽히는 갈릴레오, 뉴턴, 맥스웰, 아인슈타인, 보어, 하이젠베르크를 따라가다 보면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진수까지 맛볼 수 있다. 물리학에 별다른 배경지식을 갖지 못한 독자라도 도전해 볼만 책이지만 머리를 꽤 쓰면서 읽어야 할 책인 것은 사실이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랴 하시니 빛이 있었고.”(창세기 1:3) 성경은 하나님이 세상을 만들면서 빛을 만들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고대인들에게 빛은 얼마나 신성하고 신기하였을까. 빛은 고대 철학자들의 탐구 주제였지만 본격적으로 과학의 대상이 된 시점은 17세기 과학혁명기부터다. 17세기 초반 네덜란드의 과학자 빌레브로르트 스넬과 프랑스의 르네 데카르트가 굴절의 법칙을 발견하였다. 이후 빛의 속도가 30만 킬로미터 가까이 된다는 사실을 찾아낸 사람은 덴마크의 천문학자 올라우스 뢰메르였다. 그는 목성에서 오는 빛을 이용해 빛의 속도를 측정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그가 측정한 빛의 속도는 오늘날의 3분 2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빛이 유한한 속도를 가진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설명한 사람이다.

이후 빛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는 탐구가 이루어지게 되는데, 18세기 영국의 뉴턴은 빛을 입자라고 주장하였다. 19세기 또 한 번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는데 그것은 빛이 입자가 아니라 파동이라는 주장이다. 여기에다 우리가 볼 수 없는 빛인 적외선이나 자외선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19세기 후반 빛의 속도로 전파되는 전자기파의 존재가 영국의 물리학자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에 의해 발견되기도 하였다. 그의 이론은 당시 사람들에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인간은 하늘의 빛을 추적하다가 결국 땅의 빛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 둘이 모두 전자기파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빛의 파동이론은 너무나 완벽하게 보여 더 이상 빛에 대한 이론의 등장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빛의 안을 들여다보기를 원하였다.

19세기 말 사람들은 전기가 흐르는 것을 알기는 했지만 무엇이 전기현상을 일으키는지를 알 수 없었다. 물리학자들의 탐구는 원자 속에 전자와 원자핵이 존재함을 찾아내기도 했다. 이 발견은 60층 건물에서 깨알 같은 점을 찾아내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고 한다. 닐스 보어는 전자가 정해진 궤도를 따라 돈다는 모델을 제시했다. 하지만 왜, 전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움직여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품은 사람이 하이젠베르크다. 그는 원자야말로 본질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란 결론을 내리고 전자의 움직임을 이론화하는데 여기서 탄생한 것이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다.

빛에 대한 탐구는 이 세상을 구성하는 근본물질을 탐구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져 계속되고 있는데, 양성자, 중성자, 전자, 쿼크를 거쳐 마침내 끈에까지 도달하였다. 일군의 학자들은 끈이론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초강력 이론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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