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홍철 장가가기 담은 ‘무한도전’ 왜 문제인가 [이꽃들의 36.5℃]

입력 2014-05-26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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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대놓고 외모 평가에 여자 나이 운운. 길거리에 반반한 여자 찾아 노홍철이 골라잡는 콘셉트. 이게 대체 뭐하자는 거지. 뭐가 그렇게 잘났는데?”, “‘무한도전’ 이번 편 전까지 팬이었는데. 정말 불쾌하고 아직까지도 찝찝하다. 유재석도 여대로 간 것도 이해가 안가. 소름 돋는다”, “‘무한도전’ 보면서 이렇게 역한 감정을 느끼긴 처음이다. 유흥가 호객행위하는 사람을 방송에서 불시에 마주친 기분. 거기다 나이, 키, 외모로 후려치기는 어찌나 심한지. 22세 아가씨를 어디 35세 남자한테 들이대려고. 의외로 ‘무한도전’은 자기객관화가 안 되는 프로그램인지도”, “키 180㎝이하는 루저(Loser)라는 말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는데. 오늘(24일) ‘무한도전’에서는 키 작고 못 생기고 전문직이 아닌 여자는 루저라는걸 보여줬네.”

24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 쏟아진 시청자 반응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35세의 노총각 멤버 노홍철을 장가보내기 위한 프로젝트가 전파를 탔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는 노홍철과 이상형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눈 다음, 그의 짝을 찾아주기 위해 각지로 흩어졌다. 유재석은 이화여대와 서울시립미술관 사무실로, 박명수는 의대로, 정준하는 지인 모델들에게, 정형돈은 서울 강남의 가로수길, 하하는 서울 한강 둔치, 여자 농구선수 워크샵 등으로 향했다.

멤버들은 키, 나이, 얼굴을 기준으로 길거리 속 여성들에게 다가갔고, 남자친구의 유무를 물었다. 쉴 새 없이 여성들의 키, 나이, 직업, 얼굴이 언급됐다. 심지어 상대가 노홍철이라는 것 마저 숨겨지기 일쑤였다. 시청자는 외모-나이 지상주의에 고스란히 입각한 ‘무한도전’ 멤버들에 불편함을 느꼈다.

노홍철이라는 한 개인의 특수성에 따른 이성취향일 수 있다손치더라도, 이를 절대기준으로 삼은 ‘무한도전’의 온 멤버가 약 90분 내내 전력투구하는 모습은 ‘현대판 세자빈 간택’을 연상시키는 정서적 해악을 안겼다. 방송 내내 이 같은 전개와 각도에 대해 제작진의 연출에 의한 일말의 풍자나 비판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무한도전’의 질적 저하를 높이는 대목이다.

방송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노홍철이 내세운 외적기준에 의해 ‘only one(온리 원)’도 아닌 ‘Number One(넘버 원)’의 여성을 찾는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의 모습에 큰 실망감을 느꼈다. 설레설레 도망치는 스튜디어스의 뒤를 쫓아 설득하려는 멤버의 모습까지. 대한민국 평균 이하를 자처하며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았던 ‘무한도전’. 그리고 이를 밑바탕으로 건강한 웃음을 이끌었던 ‘무한도전’의 현 지표는 우리 사회가 가진 고장난 선입관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 채였다. 그들이 ‘엄선’한 여성들로 꾸려질 다음 주 ‘노홍철 장가가기 프로젝트’를 지켜보는 시청자의 눈빛은 이미 싸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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