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BS의 추락 -김민정 문화부 기자

입력 2014-05-2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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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환영 사장이 사퇴하는 그날까지 끝까지 싸우겠다.”

KBS가 참담한 지경에 이르렀다. KBS 기자협회는 무기한 제작거부에 돌입했고, PD협회도 제작거부를 선언했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은 일명 ‘보도외압일지’를 공개하며 청와대의 언론통제 사실을 상세히 폭로했다. 현재 KBS 내부 보도본부 부장단과 팀장단이 전원 보직 사퇴했으며 TV본부와 기술본부, 라디오센터 등 팀장 308명 중 약 57%(178명)가 자진사퇴했다. 1인 시위도 벌인다. KBS ‘뉴스9’도 반토막 났다. KBS 노조는 길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길 사장은 강력 대응하며 자신의 곧은(?) 의지를 굽히지 않고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 대표방송이자 공정보도를 최우선으로 해야 할 KBS가 공영방송의 책무를 잃고 그간 곯아 있던 내부 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청와대 외압설’, ‘해경비판보도 자제’, ‘뉴스9 큐시트(진행계획표) 미리보기’ 등 공정성을 잃어버린 타율적 방송사로 전락하고 있다. 길 사장은 무너져 내리는 공영방송의 신뢰와 믿음에도 PD출신 사장이라 잘 몰랐다는 논조의 궁색한 변명을 더하며 자리 보존에 온힘을 쏟고 있다. 수신료 현실화 TV자막(수신료의 가치, 감동으로 전합니다)으로 온 국민을 세뇌시키더니 이제는 감정에 호소하며 해결 방안을 찾는다. 지금은 공영방송 수장으로서 책임과 의무, 공적책무가 무엇인지 깊은 자기성찰이 필요한 때다. ‘침묵하는 다수’를 운운한 그의 얄팍한 기대심리는 오만에 불과할지 모른다.

공영방송이 지켜야 하는 기본 정도(正道)는 공정성과 균형, 중립이다. 공정한 뉴스 전달과 건강한 비판, 올바른 시각으로 있는 그대로의 날것을 담아야 한다. 누구도 꾸밈을 강요할 수 없다. 이것이 공영방송 존재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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