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세월이, 오롯이… 선암사ㆍ송광사 등 석가탄신일 가볼만한 고찰

입력 2014-05-02 10:37 수정 2014-05-0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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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 지리산 기슭에 위치한 대원사. 웅장하진 않지만 한적한 분위기 속 운치를 만끽할 수 있다.뉴시스

매년 이맘때면 생각나는 곳이 있다. 녹음 짙은 산속 고찰(古刹)이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운치를 더하는 고찰은 잠시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다.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젖은 지금, 이보다 좋은 힐링 여행지가 있을까.

석가탄신일(음 4월 8일)이라서가 아니다. 종교 때문은 더욱 아니다. 산속 고찰을 찾아 차분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삶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어 좋다. 누군가와 함께 하지 않아도 좋다. 모든 짐을 내려놓고 혼자 찾아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고찰을 찾게 되는 이유다.

전남 순천시 송광면의 조계산 서쪽에는 송광사가 있다. 고찰 여행지로 빠지지 않는 이곳은 승보사찰이라는 명성을 얻게 한 16국사의 영정이 있다. 그러나 국사전은 일반에 개방하지 않고 성보박물관에 영인본으로 전시된다. 대웅보전은 본래 승보전 자리에 있다가 한국전쟁으로 전소된 것을 중건하면서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 대웅보전 뒤로 돌아가면 잘 쌓은 석축 위에 승려들의 수행처로 들어가는 진여문이 나온다. 흙담과 어우러진 모습이 예스럽고 소박하다. 문에 달린 거북 모양 손잡이는 이채롭게 느껴진다.

전남 순천시에는 또 하나의 명물 고찰이 있다. 승주읍 조계산 동쪽에 위치한 선암사다. 볼거리 많기로 유명한 선암사에는 지은 지 300년이 넘는 해우소가 있다. 심하게 휜 목재를 그대로 사용, 한국 특유의 미적 감각을 표현해 선암사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선암사천 계곡에 가로놓인 무지개 모양 승선교가 안쪽의 강선루와 어우러진 장면은 우리나라 절집이 빚어낸 최고의 풍경으로 꼽힌다. 여러 송이 꽃과 나뭇잎을 수놓은 원통각의 문창살도 아름답다.

만해 한용운이 머물던 절로 이름난 강원 인제의 백담사는 내설악 대자연의 품에 깃든 고찰이다. 템플스테이로도 유명해서 명상, 스님과의 차담, 탑돌이 수행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님의 침묵’이 드리운 암자 오세암 탐방과 만해마을(만해문학박물관·서원보전) 견학도 가능하다.

충남 서산의 고찰 부석사는 야생화 탐방을 곁들인 템플스테이로 유명하다. 도비산 자락 숲길을 산책하며 다양한 봄꽃을 관찰할 수 있어 인기다. 소원 빌며 탑돌이 명상, 타종 체험, 참선, 스님과의 차담도 가능하다.

충남 예산의 수덕사도 대표적 고찰이다. 특히 대웅전은 국내에 현존하는 목조건물 중 경북 안동의 봉정사 극락전과 경북 영주의 부석사 무량수전에 이어 오래된 건축물이다. 주변에는 덕산스파캐슬, 추사고택 등이 있으며, 예산 사과와 어죽 등이 유명하다.

경북 영주의 부석사는 국내 최고(最古)로 손꼽히는 목조건물인 무량수전을 비롯해 국보 5점, 보물 6점, 도유형문화재 2점 등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신라 문무왕 16년(676)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부석사는 국내 10대 사찰 중 하나로 무량수전 서쪽에 큰 바위가 아래의 바위와 서로 붙지 않고 떠 있는 데서 유래됐다.

고구려 소수림왕 때인 서기 381년 아도화상이 창건한 현존 최고의 도량인 전등사(인천 강화군)는 휴식형 ‘휴~템플스테이’를 상시 운영한다. 예불과 공양 시간만 준수하면 본인 마음대로 편안히 쉴 수 있어 힐링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사도세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창건된 용주사(경기 화성)에서는 3, 4일 이틀간 ‘가족과 함께하는 지혜의 등 밝히기 템플스테이’가 진행된다. 내면의 풍요를 회복하도록 돕는 스님과의 차담, 108배 체험, ‘지혜의 등’ 만들기, 스님이 들려주는 지혜의 말씀을 통해 효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다. 석가탄신일(6일)에는 3배 배우기, 참선, 차담 등으로 구성된 특별 템플라이프가 진행될 예정이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템플스테이를 진행하는 고찰도 있다. 충북 보은의 법주사다. 4일부터 사흘간 진행되며, 새벽 예불·백팔배·숲길걷기 명상·차담·종이연꽃 만들기 등으로 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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