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미팅’ 어디까지 왔나] 神에서 인간으로…별에서 온 그대

입력 2014-05-02 09:48 수정 2014-05-0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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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클럽 문화 확산 스타와 만남 조직관례화 이뤄

“과거의 스타는 대중에게 신과 같은 완벽한 이상의 구현체였지만 근래 들어 스타는 인간적 면모를 가진 대상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스타’의 저자 애드가 모랭의 지적이다. 모랭의 말처럼 스타는 한때 하늘에 뜬 별이자 신이었다. 1990년대 이전에는 스타를 만나는 채널이 거의 없었고 TV화면이나 스크린, 무대에서 간접적으로 만나는 경우나 대중매체의 보도를 통해 접하면서 드라마나 영화속 캐릭터, 무대 위에서의 모습을 스타 실제모습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강했고 이로 인해 스타를 우상시 하거나 신격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스타는 이제 더 이상 신이 아니다. 인간으로 다가온다. 그 역할을 팬미팅이 했다. 팬미팅은 스타를 신적인 이상화된 존재에서 사람 냄새가 나는 인간으로서 바라보게 만든 것이다.

팬미팅, 즉 스타와 팬의 만남의 역사는 팬클럽의 역사와 궤를 함께 한다. 물론 일제 강점기 대중문화 초창기때 영화배우와 관객의 상당수를 차지했던 기생과의 만남 등이 산발적으로 이뤄졌지만 팬미팅의 형태로 만난 것은 팬클럽의 결성과 함께 한다.

1980년대 중반 산발적이던 팬들의 관심과 활동이 조용필의 팬클럽이 결성되면서 스타와 팬의 새로운 관계가 형성됐다. 하지만 이때만해도 팬클럽은 체계적인 조직이 아니었다. 조용필의 팬클럽 회원들은 오빠가 좋아서 모였고 오빠의 한마디를 듣고 싶어 따라 다녔다.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결성된 팬클럽은 회원들끼리 정기적으로 모여 음악을 감상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동호회 성격으로 발전하며 스타와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 것으로 발전했다.

그리고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과 1996년 H.O.T 팬클럽의 결성으로 조직적이게 체계적인 팬미팅이 이뤄졌다. 특히 H.O.T 데뷔이후 미국처럼 연예기획사가 팬클럽을 직간접적으로 관리하거나 상호협력하면서 팬미팅은 하나의 대중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1990년대 들어서는 연예 기획사 주도의 스타 양산체제가 형성되고 스타 시스템이 체계를 잡아가면서 팬클럽을 조직적으로 관리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팬미팅 역시 관례화되고 조직화됐다.

스타의 공식적, 비공식적 팬클럽을 중심으로 정기적, 비정기적 팬미팅을 갖게 됐다. 팬미팅 규모도 20~30명이 식당 등에서 만나는 소규모 팬미팅에서 수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팬미팅까지 다양해졌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한류가 거세지면서 국내 팬미팅의 참석자도 국내팬에서 외국 한류팬까지 보다 참석자의 스펙트럼이 확장됐다. 2000년대 들어 외국인이 국내 스타 팬미팅에 참가하는 풍경은 일반화됐다. 2001년 차인표의 중화권 팬클럽 ‘표동인심’회원 200여명이 한국을 방문해 차인표와 2박3일간을 함께 보내는 팬미팅 행사를 가져 당시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 팬미팅 현장에서 만난 차인표는 “너무 고맙고 감격스럽다. 저를 보기위해 한국까지 찾아온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팬미팅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모습은 쉽게 찾아볼수 있다. 아이돌 그룹 JYJ가 지난해 6월 27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셀텍(SETEC)에서 개최한‘2013 JYJ 멤버십 위크 (Membership Week)’에 일본팬 4000명을 비롯해 1만7000여명이 참석했다. 이처럼 국내외 수만명의 팬이 참가하는 국내 대규모 팬미팅도 개최되고 있다. JYJ 팬미팅을 주최한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한류가 거세질수록 팬들을 위한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하다. 팬들이 스타와의 거리를 줄이고 스타에 대한 정보를 다양하게 얻을수 있는 팬미팅을 갖는 것은 장기적으로 팬들의 충성도를 높이고 JYJ의 가치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의도를 설명했다.

국내 팬미팅뿐만 아니다. 일본 중국 대만 태국 등 해외에서 개최되는 팬미팅도 급증했다. 이민호 장근석 김수현 현빈 등 한류스타들은 다양한 형태의 해외 순외 팬미팅을 개최하고 있다. 이러한 해외 팬미팅은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는 창구이자 한류팬을 확대하는 원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

팬미팅은 스타와 만나 대화를 나누고 식사를 하는 것에서부터 스타와의 대화, 악수회, 전시회, 미니콘서트에 이르기까지 풍성한 콘텐츠로 꾸며지는 버라이어티한 팬미팅에 이르기까지 형태도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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