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DDP가 제 역할 하려면 -김민정 문화부 기자

입력 2014-03-2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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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하고 화려하다. 한국의 패션 1번지 동대문에 거대한 우주선이 내려앉은 것 같다. 독특한 구조다. 은색 빛깔의 유선형 건물이 내리막길과 오르막길을 넘나들며 기다랗게 이어져 있다. 지난 21일 2014 F/W 서울패션위크 시작과 함께 개관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모습이다.

총 건설비용 4840억원이 투입된 거대한 DDP가 베일을 벗었다. 엄청난 규모와 신비로운 기운에 단숨에 압도당했다. DDP의 초호화 외관에 사람들에게서 ‘우와’라는 감탄사가 연이어 터졌다. 기대에 찬 걸음으로 DDP 내부에 들어섰다. 휑한 분위기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순간 ‘여백의 미’를 위해 의도된 것인가라고 생각했다. 외관에 비해 상당히 초라하다. 알차게 들어찬 알맹이를 기대했건만 헛된 꿈에 불과했다. 디자인 전시관에는 국보급 문화재를 대거 선보이는 ‘간송문화’ 전시회를 비롯해 ‘스포츠 디자인전’, ‘이탈리아 디자이너 엔조 마리 디자인전’ 등 각종 전시가 열리고 있었지만 관람객의 시선을 끌지 못했고 구색 갖추기에 급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패션쇼가 열리는 곳 주변에 늘어선 패션 관련 상점들도 전시장에 불과했다. 점원들은 자기네들끼리 수다를 떨기 바빴고 주인이 자리를 비우거나 문을 닫은 곳도 드문드문 있었다. K패션의 진원지 역할을 하겠다며 야심찬 포부를 드러낸 DDP의 첫 인상에 실망스러울 따름이다.

“미국 뉴욕, 영국, 이탈리아 밀라노 등 세계 유명 바이어(buyer)들이 한국에 직접 오고 싶어 할 정도로 K패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라는 한 기성 디자이너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K패션은 한류를 타고 급부상하고 있다. DDP가 단지 화려한 옷만 갈아입은 거대한 괴물로 전락하지 않도록 관심이 요구되는 때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 세계로 향하는 디자인과 패션산업의 발신지로서 K패션의 한류 바람을 일으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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