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셋톱박스 1위업체 휴맥스에 대해 M&A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국계펀드인 오펜하이머펀드가 최근 최대주주로 부상하면서 회사측이 경영권 방어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국계 펀드인 오펜하이머 계열 펀드는 휴맥스의 지분 13.79%(386만3156주)를 확보, 기존 최대주주인 변대규 휴맥스 사장(11.88%)를 제치고 최대주주가 됐다.
오펜하이머펀드는 경영참여 의사가 없는 단순투자목적으로 휴맥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당장은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전세계 셋톱박스 업계 3~4위권을 달리고 있는 휴맥스의 잠재력을 감안할 때 지속적인 지분 매입을 통해 주가 부양책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오펜하이머펀드는 휴맥스 외에도 모빌리언스(21.55%) 다날(14.34%) 텔레칩스(10.39%) 등 IT관련 기업들의 지분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대우증권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오펜하이머 최대주주로 부상하면서 휴맥스 측이 자사주 취득을 통한 경영권 방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휴맥스 측은 경영권 분쟁에 대비해 변대규 사장 지분 외에도 직원 보유 물량 등 10%~15% 정도의 우호지분을 확보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통신장비 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 KT&G, 포스코 등을 중심으로 외국계 자본의 경영참여 이슈가 부각되면서, 국내 대표적 통신장비업체인 휴맥스도 비슷한 논란이 일고 있다"며 "이를 대비해 휴맥스 측에서도 최대주주 지분을 포함해 25% 정도의 우호지분을 확보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애널리스트는 "휴맥스는 기술력과 영업력을 두루 갖춘 업체이기 때문에 충분히 M&A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외국인 보유 물량이 한 곳으로 집중되기 전에는 적대적 M&A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휴맥스 관계자는 이와관련, "오펜하이머펀드의 투자형태를 봤을 때 적대적 M&A 성격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며 "다만 회사측에서도 우호지분을 다수 확보하면서 만약의 경우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