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INI스틸 김무일 부회장 퇴진 배경

입력 2006-04-1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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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김무일 현대INI스틸 대표이사 부회장의 퇴진을 놓고 재계가 ‘설왕설래’ 말들이 많다.

일부에선 “신상필벌, 스피드경영, 현장경영 등을 중시하는 정몽구 회장의 특유한 ‘번개 인사’일 뿐이다”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올 들어 사장단 인사만 10회나 행해질 정도로 잦은 인사가 있었다.

그러나 한편에선 세대교체를 통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후계승계를 위한 ‘길 닦기’ 차원과 연관짓고 있다.

후자에 더 무게중심을 두는 쪽은 그 이유를 올해 들어 사임·퇴직· 고문직 전보 등의 인사대상자들이 그동안 그룹 내 위치가 결코 가벼웠던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이번에 사임한 김무일 전 현대INI스틸 부회장의 이력을 보면 더욱 그렇다. 김 부회장은 18년 동안 현대에 몸 담고 있던 인물. 지난 87년 현대정공에 입사한 후 98년 기아차 아산만 제1·2 공장장 전무이사를 맡게 되면서 그룹 내 핵심인물로 부상했다.

이어 2001년에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 1년 뒤 현대차 구매총괄본부장 부사장, 20004년 현대 INI스틸 부회장 등 주요보직을 맡으면서 승승장구를 해왔던 것이다.

특히 현대INI스틸 부회장직 재직시 정몽구 회장이 애타게 바라던 한보철강(현 하이스코 당진공장) 인수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사실 제철사업은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유지이기도 하다.

고 정 명예회장은 지난 1970년대부터 제철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정부와 경쟁 업체들의 견제로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다.

결국 정몽구 회장의 머리 속에 고로(高爐)사업 진출을 위한 철강소 인수가 숙원으로 남게 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질 좋은 차는 질 좋은 철'에서 나온다는 신념을 갖고 있던 정 회장에겐 한보철강의 인수는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현대차의 경쟁력을 한 단계 올린 일등공신의 퇴진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라고 보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사실 김 전 부회장의 사임 외에도, 윤국진 기아차 사장(1월), 이재완 기아차 부사장(2월), 이상기 현대모비스 부회장·구태환 기아차 부사장(8월), 박정인 현대모비스 회장(9월), 이중우 다이모스 사장·주영섭 본텍 사장(11월) 등이 여러 가지 사유로 올해 ‘사실상’ 현대차 그룹과 인연을 끊었다.

재계 일각에선 “후계구도가 확고하게 정립되고 있는 외아들 정의선 사장에게 힘을 실리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을 하고 있다.

즉, 아버지 세대 경영인들을 물러나게 하고 젊고 참신한 인물들로 회사 조직을 바꿔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회장의 최측근이자 창업 1세대인 박정인 현대모비스 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나고 30대 중반에 불과한 이봉재 부장을 비서실장으로 바꾸는 일대 사건도 이런 맥락에서 알 수 있다.

한편,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가 정의선 사장에게 경영권에 힘을 불어놓고 있다면, 계열사의 ‘지분 매집’과 비상장사의 ‘상장 추진’은 실질적인 지분승계를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6일 주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현대차 그룹의 물류계열사인 글로비스의 연내 상장추진 가능성이다.

글로비스의 최대주주는 정의선 사장으로 39.85%의 지분을 갖고 있다. 반면 정사장의 기아차 지분은 최근 들어 매집한 것을 합해도 고작 1.99%이다. 이래선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간에 순환지배구조에 제대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다.

따라서 증권가에선 글로비스를 연내 상장시키고 예상공모가액인 2만1000원에 정의선 사장의 보유한 지분을 일정부분 매각해 기아차 지분을 살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그룹 승계가 단순히 ‘시동’차원이 아닌 질주를 위한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고 있다는 것이 재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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