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추진 대형건설사 임원 승진인사를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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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기업의 임원을 군대의 장성에 비유한다. 그 만큼 직장을 다니면서 수십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임원의 자리까지 올라가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사오정', '오륙도'로 대변되는 상황에선 임원의 자리에 올라서는 것만이 당사자들에게는 달갑지만은 않다는 게 현실이다. 계약직인 임원은 성과가 나쁘면 조기 퇴출돼도 일반직원들처럼 '부당해고'와 관련해 어떠한 하소연도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M&A를 앞둔 기업의 임원인사는 최종적인 M&A 결과 여하에 따라 연봉이 높은 임원들로부터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게 통례다.

우리나라의 대형건설사인 현대건설, 대우건설, 쌍용건설 등은 최근 M&A 작업이 상당부분 진척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건설사의 올해 임원인사를 두고 말들이 많다. 일부에선 M&A를 앞둔 선심성 ‘퍼주기’ 인사라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인수 대상들에게 실적개선과 기업가치 재고를 위한 임원진 구성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주장으로 엇갈리고 있다.

현대그룹의 유동성위기로 2001년 10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현대건설은 최근 2006년 정기임원 인사를 통해 전무 11명, 상무 21명, 상무보 12명, 상무보대우 12명 등 56명의 임원을 승진시켰다. 이에 앞서 지난해 5월에는 상무 15명, 상무보 23명, 상무보대우 11명 등 49명 승진인사도 있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04년 12월에는 정기임원 승진 인사를 실시하지 않았으나 2003년 5월에는 이지송 사장이 취임하며 48명에 대한 승진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워크아웃 직후의 해인 2002년 3월에는 소폭 임원 인사도 단행했지만 2002년 연말까지 43명의 임원을 감원한 바 있다. 워크아웃 전후로 2000년에는 64명, 2001년에는 37명의 임원을 구조조정 했다.

현대건설측은 “지난해 순이익 3000억원, 수주 8조원 등 최대의 실적을 올린 것에 대한 보답과 그간 임원인사 적체 차원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임원인사를 실시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우그룹 유동성위기로 1999년 8월 워크아웃에 들어가 2003년 12월 졸업한 대우건설도 비슷한 양상을 보여 왔다.

대우건설은 올해 임원승진인사에서 도재은 전무 승진을 비롯, 상무 A 6명, 상무 B 5명, 상무보 20명, 등 모두 32명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1월부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박창규 전무와 정태화 전무의 부사장 승진 등 전무 6명, 상무 7명, 이사 20명 등 총 35명의 승진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워크아웃을 졸업한 2004 정기 임원인사에선 가장 임원 승진 폭이 컸다. 김기동 전무, 이종학 전무, 유현근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전무 3명, 상무 13명, 이사 27명 등 총 46명이 승진했다.

이에 앞서 대우건설은 워크아웃을 졸업하지 못했을 때인 2003년 2월에도 김흥수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전무 5명, 이사 13명 등 19명을 승진시킨 바 있다.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이 지금처럼 현대차그룹과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하이닉스 반도체 등으로 갈라서기 전 대우건설도 대우그룹 와해 이전엔 그룹 전체로 임원승진인사가 나왔지만 최근 2~3년간 인사폭은 그룹 분리전 당시의 규모보다 오히려 많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1999년 3월 워크아웃 이후 2004년 10월 멍에를 벗은 쌍용건설은 앞서의 2개 회사와는 상대적으로 소규모라는 점에서 조금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임원 승진인사 폭도 적었으며 워크아웃을 졸업한 이 회사엔 아직도 김석준 회장 밑으로 사장, 부사장 직함이 없다. 워크아웃에 들어간 첫해인 1999년엔 현재 분리된 남광토건을 제외하면 상무 1명, 이사 9명 등 모두 10명의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이후 쌍용건설은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2005년 정기임원인사에 김승준 전무 등 전무3명, 상무 3명, 상무보 8명 등 총 16명의 임원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올해 김명희 전무 승진 외에 상무 3명, 상무보 임원 3명과 이사선임 5명 등 총 12명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쌍용건설측은 "워크아웃 졸업까지는 대부분의 임원들이 승진이 유임됐으며 워크아웃 돌입이후 1~2년간은 임원들의 연봉이 학자녀 학비 지원 등도 없이 4000만원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3개사에 임원인사에 대해 업계의 의견은 분분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어차피 M&A가 성사되면 연봉이 높은 임원부터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게 현실”이라며 “워크아웃 초기에는 채권단 눈치를 보며 감원이 대세라면 이제는 직장에 다니면서 임원을 한번 해보고 퇴직하라는 배려성 인사의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떠한 형태로 3개사가 M&A가 이뤄질지는 모르나 유능한 임원들의 전진배치를 통해 실적 향상을 통해 기업가치를 재고시켜 M&A성사 시에도 높은 가격에 인수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에서 나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3개사 중 올해 첫 임원에 올라선 이는 “전문 건설사가 아닌 다른 업종에 인수된다면 많은 수의 임원들이 생존하겠지만 사실상 M&A를 앞둔 회사의 임원승진에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라며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임원들간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 2006년 1월부 ▲전무=정무현, 김영수, 안승규, 이충기, 권재형, 차성춘, 이형근, 이승렬, 홍만수, 강구현, 손광영▲상무=양기종, 김노식, 이수열, 최달우, 김동태, 이상복, 정순원, 김태구, 김경호, 김현덕, 임홍규, 권영주, 이세행, 오건수, 유영현, 박현익, 송부림, 김무용, 김상욱, 정옥균, 김호상▲상무보=박철, 박장수, 전문옥, 이봉일, 엄필현, 전재홍, 민병화, 정용설, 송호근, 이화일, 권오식, 이국형.▲상무보대우=신영호, 정경태, 조수곤, 이태준, 김영기, 송재륜, 임경재, 김신환, 김민호, 박현기, 정근영, 김연일.

■ 2005년 5월부 ▲상무=설평국, 이현수, 장인수, 손문영, 최영화, 정구철, 이종열, 김인수, 이호국, 김원복, 강기령, 서장선, 장국주, 권탄걸, 나경준▲상무보=양원훈, 김종헌, 전경민, 권오혁, 이 석, 유원우, 이교선, 김형일, 주병기, 김 검, 이원우, 이영종, 임형진, 이화종, 김진국, 최병욱, 한진우, 이병준, 이구호, 마기혁, 박준양, 조정호, 이건구▲상무보대우=오대철, 조동환, 김난동, 손유찬, 김정위, 최중구, 변종선, 강 원, 차동철, 정계섭, 정인선.

■ 2002년 3월부 현대건설과 엔지니어링 통합인사 진행.

<대우건설>

■ 2006년 1월부 ▲전무=도은대▲상무A= 민춘식, 조응수, 김기문, 이희석, 한장훈, 박영식▲상무B=김영수, 구임식, 김경수, 이상범, 남기혁▲상무보=구교한, 민병삼, 정현주, 김두순, 최은수, 오석창, 이용섭, 김봉근, 김수봉, 설상열, 전재우, 양혜석, 허일상, 김상수, 민경일, 백태룡, 남세우, 박영운, 오충조, 홍기표.

■ 2005년 1월부 ▲부사장=박창규, 정태화▲전무=김장수, 장현갑, 김선구, 이상한, 이응수, 정재영▲상무=윤성명, 김영빈, 류창수, 조경래, 김희태, 유현주, 박영식▲이사=김진휘, 김 철, 박충환, 이기용, 전성근, 이광윤, 전병탁, 최연국, 양보현, 배규영, 이권상, 김성열, 이상철, 이상학, 윤철웅, 이보근, 문 경, 이종서, 정성철, 박석호.

■ 2004년 1월부 ▲부사장=김기동, 이종학, 유현근▲전무=윤춘호, 윤국진, 서종욱▲상무A=김재우, 이호수, 조성태, 양종화▲상무B=이철재, 장성각, 이홍재, 김광희, 이진영, 김만철, 정태근, 김주동, 한장훈▲이사=김민석, 김준균, 박관후, 김승식, 조찬수, 최동지, 최덕영, 이지원, 엄태진, 김양기, 유홍규, 안영환, 유영종, 양호용, 신용범, 김준연, 신상덕, 현동호, 조건연, 김병각, 이준하, 이경섭, 임연정, 심규혁, 최한중, 송동호▲연구위원(이사)=김성운.

■ 2003년 2월부 ▲부사장=김흥수▲전무=조상국, 박창규, 정태화, 김건희, 유현근▲상무=도은대, 이응수, 정재영, 박의승, 이희석, 이한욱, 황낙연, 김기문, 이태환, 민희동, 정태영, 이남복, 허무정.

<쌍용건설>

■ 2006년 1월부 ▲전무=김명회▲상무=문보현, 김정국, 신숭하▲상무보 임원=이광진, 황인강, 신승희▲이사=양승동, 김용균, 김종호, 권오태, 김명호.

■ 2005년 1월부▲전무=강희좌, 김승준, 김병호▲상무=김명회, 이효연, 이원규▲상무보=서호모, 함선욱, 유길환, 김성원, 유명근, 신동형, 김 강, 김성수.

■ 2000년 1월부 ▲상무=김승준▲이사대우=권중암, 조영남, 손영진, 김정호, 김명회, 채순기, 이효연, 이세웅, 서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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