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 대한체육회, 金타령 멈춰라! [오상민의 현장]

입력 2014-02-05 11:38 수정 2014-02-0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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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배드민턴협회의 안일한 행정으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이용대.(사진=뉴시스)

처형을 목 졸라 살해한 후 암매장했습니다. 음주운전 후 경찰을 폭행했고요. 유명 연예인을 협박해 금품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프로축구·야구·농구·씨름 승부조작에 가담해 돈 좀 챙겼죠. 대체 누구냐고요? 놀라지 마세요. 여러분이 열렬히 응원하던 스포츠 스타들의 이야기입니다.

요즘 한국 체육계는 흉흉합니다.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체육단체에선 뭘 하냐고요? 글쎄요. 각자 밥그릇 챙기기 바쁜 모양입니다. 검찰 수사 결과, 조직을 사유화하거나 심판을 불공정하게 운영하고, 회계 관리에도 허술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493개 체육단체에서 무려 337건의 비위가 적발됐다죠.

얼마 전에는 시트콤에서나 나올 법한 사건이 터졌습니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안일한 행정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이용대가 세계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것입니다. 지난해 세 차례나 소재지 보고 의무를 어긴 결과입니다.

이만하면 한국 체육계의 나태함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만합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입니다. 아무리 털어도 먼지가 일어나고, 썩은 가지는 아무리 잘라내도 끝이 없습니다.

누가 한국 체육계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을까요. 보이는 실적만을 중시하는 엘리트 스포츠와 미묘한 연관성이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엘리트스포츠는 1명의 영웅을 만들기 위해 9999명을 희생시키는 무모하고 비도덕적인 제도입니다.

엘리트 스포츠를 통해 육성된 선수 중 일부는 기초적인 학식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회나 합숙훈련 기간에는 수업을 전폐하기 때문이죠. 올림픽에서 메달이라도 따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선수들은 운동에만 전념한 대가를 혹독하게 치러야 합니다. 결국 국내 스포츠 스타의 은퇴 후 모습은 그다지 행복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체육회(회장 김정행)는 왜 엘리트 스포츠를 고집하는 걸까요. 전시행정입니다. 올림픽에서의 금메달은 온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노사갈등·지역감정·정치대립이 딴 나라 이야기가 되죠. 제5공화국이 엘리트 스포츠와 프로 스포츠를 집중 육성한 이유이기도 하죠.

참 낡은 방법입니다. 올림픽 금메달이 한국 체육계의 치부까지 씻어줄 수는 없습니다. 곪아 터진 한국 체육계가 금메달 몇 개로 치유될 리는 만무하죠.

소치동계올림픽을 사흘 앞두고 종목별 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4개 이상 종합 7위를 목표하고 있습니다. 금메달 획득 순위만 보면 눈부신 실적입니다. 하지만 선수들의 순수한 열정과 피땀 어린 노력의 결실이 체육단체 온갖 비리의 입막음용으로 쓰이지 않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김정행 회장님, 한 가지만 묻겠습니다. 선수들의 메달 성적에 어울리는 투명한 체육행정은 언제쯤 볼 수 있습니까. 밤잠을 설쳐가며 선수들을 응원하는 국민들의 뜨거운 가슴을 헤아려줄 성숙한 체육행정은 욕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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