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소비세 핑계… 해외명품 가격 또 올렸다

입력 2014-02-04 10:38 수정 2014-02-0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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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원 초과분에 20% 개별소비세…무관한 제품까지 인상 ‘꼼수’ 논란

연초부터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에르메스, 샤넬 등에 이어 이달 들어 불가리도 동참했다. 이들은 개별소비세 인상을 근거로 가격을 올리고 있어 사치를 막기 위한 본래의 목적을 잃고 가격 인상만 부추긴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병행수입 활성화’도 고가 명품 브랜드에는 효과가 미비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불가리에 이어 에르메스도… 인상 러시=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 도미노가 시작됐다. 불가리는 4일부터 보석류 가격을 평균 1.8% 인상했다. 커플링으로 선호도가 높은 ‘비제로원(B Zero 1)’ 컬렉션을 비롯해 수요가 많은 ‘엔트리급’ 위주로 가격이 5% 안팎 올렸고 고가의 유색 보석라인도 일부 상향 조정된다.

불가리 관계자는 “혼수 수요도가 높은 200만∼300만원대 엔트리급 제품 위주로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2000만원 이상 고가 제품도 함께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까르티에와 티파니, 롤렉스도 조만간 가격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다.

앞서 유명 명품 브랜드들도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미우미우가 지난 1일부터 평균 5~10% 가량 가격을 인상했고, 프라다는 지난달 핸드백 등 일부 품목의 가격을 평균 5%, 샤넬도 같은 기간 40여개 제품 가격을 최고 20% 올렸다. 에르메스는 이달 중 가방 전 모델의 가격을 9~15% 높여 판매할 방침이다.

백화점 명품담당 바이어는 “명품 선두 브랜드인 에르메스가 가격을 올린 만큼 다른 명품 브랜드들도 인상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례행사된 가격인상, 올해는 개별소비세가 빌미= 매년 연례행사처럼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 등으로 제품 가격을 올리는 명품 브랜드들이 올해는 개별소비세를 근거로 내세웠다.

200만원을 초과한 부분에 대해 20%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법이 3월부터 시행된다. 그러나 개별소비세 적용을 받지 않는 제품까지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꼼수’ 논란이 거세다.

에르메스의 켈리백(크기 35㎝)은 1053만원에서 1310만원으로 250만원(25.1%) 인상된다. 개별소비세법 시행에 따른 인상분 170만원(20%)에 제품가격 인상분 80만원(7.6%)까지 더해 총 250만원 인상을 결정한 것.

회사 측은 “본사 출고가 요인에 따른 조치와 함께 올 신상품부터 개별소비세가 부과되는 소비자가격 350만~400만원대 이상 가방 제품에는 개별소비세 인상분도 반영된다”고 말했다.

개별소비세 적용과는 무관한 수입화장품도 가격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생로랑과 조르지오아르마니, 비오템 등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수입 화장품들의 가격이 최근 3~5% 정도 비싸졌다. 업계 관계자는 “사치를 막기 위한 개별소비세 인상이 오히려 가격만 더 올리고 있다”며 “가격 인상폭도 작년보다 크다”고 말했다.

◇병행수입 명품 콧대 꺽을까… 진품·사후서비스 과제= 병행수입이 본격화되면 수입 제품의 가격인하 효과가 예상되지만, 고가 명품 브랜드의 경우 예상된 기대치에 못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수백만원대의 해외 고가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때는 진품과 사후서비스(AS) 문제로 백화점 등 기존 구매 경로를 선호하는 패턴이 바뀌기 어렵다. 일정 가격대의 제품군에서만 병행수입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한 명품 관계자는 “수백만원 이상의 제품을 구매하기에는 병행수입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 좋은 편이 아니다”라며 “병행수입을 통해 소비자들이 찾는 제품이 일정한 금액대에 맞춰져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는 만큼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 매출은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병행수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신뢰와 사후서비스를 개선해야한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가품에 대한 불안으로 공식 수입업체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며 “병행수입 업체가 기존 공식 수입업체가 들여오는 수준의 안전한 제품을 확보하고 사후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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