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2’, 12년 숙성된 진한 남자이야기 [리뷰]

입력 2013-11-15 09:05 수정 2013-11-1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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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2' 메인 포스터(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친구’는 향수 가득한 영화이다. 2001년 개봉 당시 “친구 아이가”, “니가 가라 하와이”,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등의 유행어를 낳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친구’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로 818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놀라운 결과를 일으켰고,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사회문화현상을 주도했다.

“제가 지시했습니더.”

12년 전 영화 ‘친구’의 준석(유오성)은 친구 동수(장동건)를 죽이라고 시켰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대답한다. ‘친구2’는 12년 전 동수의 죽음과 함께 배신자로 남아 버린 준석의 못다한 이야기와 출소 후 운명적인 인연을 그린다.

이런 점에서 ‘친구2’는 궁금하다. 17년 만에 감옥에서 출소하는 준석이의 모습과 그의 조직들, 동수의 아들 성훈(김우빈)과 준석의 만남 그리고 준석의 아버지 이철주(주진모)의 존재까지... ‘친구2’는 전편의 마지막 신을 중심으로 과거와 미래의 인물들을 담으며 관객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

▲'친구2' 리뷰(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준석과 동훈의 구성은 조화롭다. 감옥에서 출소해 조직으로부터 소외되고, “어디 내한테 오라는데가 있나?”며 철저한 외로움에 사로잡힌 준석과 세상 무서울 것 없이 혈기왕성하게 주먹을 휘두르는 성훈의 결합은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유발한다. 준석은 성훈을 보며 아버지 이철주가 세운 자신의 조직을 되찾기 위한 원동력을 발견하고, 성훈은 준석에게서 처음 ‘어른 남자’의 따뜻함을 경험한다.

두 사람의 숙명적인 만남은 ‘친구2’가 말하고 싶은 남자 이야기의 축을 이룬다. 그 이면에는 동수가 있다. 17년간 세상과 단절됐던 준석은 성훈을 보며 새로운 미래를 발견하지만 그가 친구 동수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다시 과거에 묶이게 된다. 성훈 역시 자신을 포용할 수 있는 아버지 같은 존재였던 준석이 친아버지의 죽음과 관련됐다는 말에 좌절한다. 두 사람은 동수로 인해 만났지만 동수로 인해 헤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전개 속에서 이철주의 과거 회상신은 영화에 깊게 젖어들지 못하는 모습이다. ‘친구2’는 준석의 아버지 이철주가 조직을 세우는 과정을 나름 상세하게 담고 있다. 하지만 이철주의 고군분투는 그의 성향을 파악하는데 불과할 뿐, 현재의 준석, 성훈과 연결고리를 충분히 마련하지 못한다.

“19세관람가가 아니면 ‘친구’가 아니다”는 일부 마니아 팬들의 말처럼 ‘친구2’는 폭력성 진한 장면도 담겨 있다. 다만 전편에서 조직폭력배들의 폭력과 칼부림이 주를 이뤘다면 ‘친구2’는 성훈을 중심으로 좀 더 신선한 폭력을 제공한다. 칼과 쇠파이프 위주로 구성된 대다수 폭력 장면과 비교할 때 ‘친구2’의 액션신은 ‘친구’를 사랑하는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는 동시에 통쾌함마저 안겨줄 전망이다.

▲'친구2' 유오성(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친구2’는 추억과 향수를 담고 있다. 관객들은 12년간 숙성된 진한 남자 이야기를 보며 자신들의 12년 전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상영시간 124분, 청소년관람불가, 14일 국내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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