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9단’ 조연의 세계] 탄탄한 연기·강렬한 눈빛… 그들이 있어 작품 산다

입력 2013-10-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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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악역’ 김병옥, ‘뺀질이’ 김인권, 코믹·스릴러 완벽 소화 유해진

▲영화 '이끼'에 출연한 유해진.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무장한 배우들이 조연이라는 이름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며 극의 긴장감과 흡입력을 높이고 있다. 이들은 가슴 아린 사연으로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하는가 하면 포복절도할 핵폭탄급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비록 주인공이 아닐지라도 나이와 외모를 극복하고 놀라운 연기력과 개성을 발휘해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것. 다양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신스틸러(장면을 훔치는 사람)는 누가 있을까.

악역 배우는 사람들의 뇌리 속에 섬뜩, 소름이라는 단어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대표적인 악역 배우로는 안길강, 김병옥, 김희원, 윤제문, 기주봉, 박상민, 정웅인, 김서형 등이 있다. 이들은 카리스마 있는 눈빛과 거친 남자의 이미지 탓인지 조폭, 두목, 무사, 사채업자 등 작품에 등장하는 악역의 대부분이 그들의 몫이었다. 안길강은 2004년 방송된 MBC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고현정)의 호위무사 칠숙 역을 맡으면서 눈길을 끌었다. 영화 ‘히어로’에서는 부산의 마약범 역할을 맡아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병옥은 ‘국민악역’ ‘악역의 달인’ 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영화 ‘해바라기’(2006)에서는 비열하고 돈밖에 모르는 냉혈한 깡패 두목, ‘무방비도시’(2007)에서는 쌍둥이 조직폭력배, ‘감시자들’(2013)에서는 잔혹한 살인청부업자, 드라마 ‘무정도시’(2013)에서는 잔인한 마약조직 두목 등 수많은 작품 속에서 악역을 도맡아 했다. 김희원은 영화 ‘아저씨’(2010)에서 만석 역을 맡아 아무렇지도 않게 범죄를 일삼는 악당으로 등장, 서늘한 표정으로 악역의 새로운 별로 떠올랐다. 정웅인은 지난 8월 종영한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살인범 민준국 역을 맡아 잔인한 살인마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반면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뿐더러 독특한 분장과 몸 개그도 불사하며 작품에 재미를 불러일으키는 코믹전문 배우에는 고창석과 이한위, 오달수, 오광록, 성동일, 김인권, 김광규, 김수미 등이 있다. 고창석은 ‘고창석 귀요미’ ‘고창석 팅커벨’이라는 포털 연관 검색어가 존재할 정도로 코믹연기 1인자다. 영화에서 늘 웃음코드를 담당했던 그가 최근 종영한 드라마 ‘굿닥터’에서 팅커벨로 변신, 털이 덥수룩한 분홍색 요정으로 안방극장을 초토화시켰다. 이한위는 코믹연기의 대가라 불릴 정도로 매 작품 유쾌한 웃음으로 미친 존재감을 드러낸다. 김인권은 천연덕스러운 사투리, 뺀질거리는 표정과 말투를 작품에 잘 녹여낸다. 김수미는 걸쭉한 입담과 찰진 욕설을 거침없이 내뱉으며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하나의 캐릭터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약방의 감초’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배우들도 존재한다. 그들은 다양한 작품 속에서 자기만의 색깔을 드러내며 극의 재미를 더한다. 그들은 유해진, 김정태, 최원영, 정수영, 장영남, 김지영, 금보라, 조희봉, 박원숙, 진경 등이다. 유해진은 코믹, 스릴러, 액션 등 장르를 불문하고 어느 색을 입혀도 제 것처럼 완벽히 소화해낸다. 영화 ‘타짜’(2006)에서는 손보다 입이 더 바쁜 도박꾼으로, ‘이끼’(2010)에서는 어리숙해 보이지만 광기 어린 표정과 말투로 반전 매력을 꾀하는 역을 맡아 미친 존재감을 드러냈다. ‘감기’(2013)에서는 구조대원으로 등장해 유쾌하고 따뜻한 매력을 전했다. 최원영은 지난 6월 종영한 MBC ‘백년의 유산’에서 한심하고 지독한 마마보이에 이혼한 아내에게 과도한 집착을 보이는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해 찌질한 매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지영는 천상 연기자다. 그는 5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작품에 등장하며 주연보다 더 빛나는 연기력과 열정을 보여줬다. 감칠맛 나는 사투리 연기, 똑 부러지는 시어머니, 치매 걸린 할머니, 마음씨 좋은 시골 할머니 등 다양한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구현, 사람들의 가슴에 감동과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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