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 외국인선수] 흥행수표인가? 밉상용병인가?

입력 2013-09-2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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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맛 나는 경기 펼쳐 관중몰이… 국내 선수들 제치고 주전 독차지

국내 프로 스포츠에 도입된 외국인선수제도는 눈부신 결과를 낳았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금메달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등이 대표적이다. 프로야구는 1998년부터 외국인선수제도가 도입됐다. IMF 직격탄으로 인기 하락에 직면한 상황에서 새로운 흥행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결과는 좋았다. 선수들의 기량은 상향 평준화됐고, 경기력 향상은 흥행으로 이어졌다. 이제는 프로스포츠에서 외국인선수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다.

그러나 장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국내 프로야구의 외국인선수 보유 한도는 2명이다. 문제는 대부분 투수를 선발한다는 점이다. 종목 특성상 투수 의존도가 높은 만큼 국내 선수로 충당할 수 없는 투수력을 외국인선수로 보강하고 있다. 결국 외국인투수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는 국내 프로야구에 ‘투고타저’라는 이상기류를 몰고 왔다.

이경필 IPSN 스포츠채널 야구해설위원은 “한국 프로야구의 단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외국인선수제도를 탓할 것이 아니라 외국인투수에 맞설 수 있는 강타자를 육성하는 것일 옳다. 주니어 선수 및 인재 육성이 우선돼야 하지만 그러지 못한 현실이 더 문제”라고 주장했다.

외국인선수 의존도가 가장 높은 종목은 농구와 배구다. 신장, 체력이 경기력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외국인선수가 누구냐에 따라 한해 농사가 결정된다”라는 극단적인 말까지 나올 정도다.

팀당 1명의 외국인선수를 보유할 수 있는 프로배구(V리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장신 공격수가 누구냐에 따라 한 시즌 농사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인선수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신장과 체력에서 열세인 국내 선수들은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결국 농구의 센터나 배구의 장신 공격수 양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해마다 외국인선수 운영제도가 바뀌는 것도 그 때문이다. 특히 농구(KBL)는 한때 2명까지 보유, 2명 모두 코트에서 뛸 수 있도록 했다가 2명 보유하되 1명만 뛸 수 있도록 변경했고, 아예 1명씩만 보유하도록 한 적도 있다. 쿼터 제한을 두는가 하면 신장에 제한을 두기도 했다. 올해는 2명을 보유하되 1명만 뛸 수 있지만 쿼터 제한은 없는 것으로 변경했다.

국내 프로축구(K리그)는 외국용병 제도로 인해 스트라이커 육성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한국 축구의 근본적인 문제점인 골 결정력 부족도 이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외국인선수 대부분이 간판 스트라이커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국내 유망주들은 스트라이커로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스포츠평론가 신명철씨는 “외국인선수제도는 일종의 자유무역이다. 얻는 것이 있다면 반드시 잃는 것도 있다.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외국인선수제도에 대한 평가가 크게 엇갈릴 수 있다. 따라서 부정적인 측면만 볼 필요는 없다. 장신 선수들과 함께 경기하면서 적응력과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등 긍정적 효과를 더욱 극대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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