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진화에도 불구하고 동양증권 고객들의 돈 빼내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 와중에 경쟁 증권사들은 이탈된 고객잡기에 혈안이 돼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직접 나서 진화에 나선 이날에도 동양증권에서는 수천억원 이상의 예금이 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동양증권 전국 영업점에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쳤고 직접 방문해 돈을 찾으려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일부 지점에서는 대기고객 명단이 100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동양증권에서 고객 이탈이 가속화되자 경쟁 증권사에선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증권사 중 유일하게 종금업 라이센스를 갖고 있는 한 증권사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원금과 소정의 이자를 포함한 최대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되는 CMA를 판매하고 있다”며 고객몰이에 나섰다.
한 대형증권사 역시 공식 블로그를 통해 자사 CMA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 공식 블로그에는 “CMA는 현금성 자산을 맡겨두고 주거래로 활용하는 계좌이므로 사용의 편의성과 비용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며 “자사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A+로 안정성이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자랑(?)하고 나섰다.
이처럼 증권사간 고객뺏기 경쟁이 치열해지자 업계서는 ‘불난 집에서 부채질’하는 식의 도를 넘은 마케팅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동양증권이 고객재산을 제3의 기관들에 분산 배치하고 있어 고객재산 보호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진단하면서도 고객 이탈현상에 우려감을 나타냈다.
김건섭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점검 결과 동양증권 고객들이 평소보다 많은 자금을 인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사태가 계속된다면 동양증권은 고객을 잃으면서 영업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